[IT세상속으로]광인터넷

 90년대초 월드와이드웹(WWW)의 출현으로 확산의 길로 접어든 인터넷은 기존 정보통신 구도를 바꿔놓았다. 이제는 인터넷 트래픽이 음성 트래픽을 능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존 음성위주 통신 인프라로는 더이상 인터넷을 감당하기 어렵게 돼 광인터넷이 대안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회장 정장호)가 발행하는 ‘정보화사회(7·8월호)’에 실린 ‘광인터넷 기술 동향 및 전망’을 소개한다.

 광인터넷 기술은 음성·데이터·영상 등 인터넷 정보를 광파장 신호로 변환해 빛의 속도로 교환·전달·처리하는 기술로 전자식 기술이 갖는 속도의 한계를 극복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터넷 트래픽을 경제적인 방법으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현재 전자식 기술에 의해 실현 가능한 전송링크 속도는 2.5 나 앞으로는 40 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광인터넷에서 채택하는 광파장 다중화 기술(WDM)은 이론적으로 광섬유 한 가닥을 통해 최대 수십 Tbps까지 전송할 수 있으므로 기술확보 여부에 따라 인터넷 속도를 현재보다 수천배로 빠르게 할 수 있고 정보처리 비용도 현재보다 수백분의 일로 저렴하게 구현할 수 있다.

 광인터넷 기술은 주요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미래 정보통신 기술이다. 미국은 광인터넷 기술의 효과적인 개발을 위해 산업체·학계·연구기관이 협력하고 있으며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NGI프로젝트의 시험망 기반에서 시제품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유럽은 유럽공동체 회원국이 공동으로 참여해 사용자 친화형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 WDM 광전송 기술 및 광인터넷 관련 시스템 등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캐나다는 세계 최초의 광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CA*net4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일본은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광인터넷 기반의 FTTH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2005년께는 10Tbps급의 기간망 노드를 도입하고 2010년에는 페타급의 기간망 노드와 수백 급의 액세스 노드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부터 광인터넷의 핵심망 노드 기술과 테라비트급 WDM 광전송 기술 및 10 급 이더넷 기술, FTTH 광가입자망 기술 등 시스템 분야의 주요 핵심 기술과 광부품 및 광소자 원천 기술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망은 과거 음성위주의 전기통신망과 데이터 통신을 위한 데이터 통신망으로 각각 발전돼왔지만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최근에는 두 가지 모두 인터넷 서비스 수용을 위한 인터넷 망으로 발전되고 있다. 이들 통신망은 가입자망에서 유발되는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진화돼왔는데 현재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첫번째는 네트워크의 처리능력을 확대하는 기술이다. 이는 속도와 네트워크 처리 능력을 수백배내지 수천배로 향상하는 기술로서 주로 광통신 기술을 활용한 광네트워크 기술을 지향한다.

 두번째는 더 많은 기능을 좀더 유연하게 수용하는 기술로서 차세대 컴퓨팅 및 개방형 분산처리 기술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를 자유롭고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유무선통합 네트워크 기술 또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기술을 지향한다. 세번째는 낮은 가격의 기술 개발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적합한 인터넷 기술을 지향하는 것이다.

 광인터넷은 기술 특성과 시장 측면에서 우리나라에 아주 적합한 산업 분야다. 따라서 한시라도 빨리 기술력을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만이 미래 지식기반 정보사회의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강병용 ETRI 네트워크 기술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