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 ‘위피(WIPI)’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위피의 국가표준 채택이 연기되면서 위피가 과연 국가 표준으로 채택될 것인지의 여부가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또 얼마전 차이나유니콤이 퀄컴의 브루 채택을 공식화하면서 국제표준으로서의 위피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무선인터넷플랫폼 표준화가 반드시 필요한가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위피를 둘러싼 쟁점이 무엇인지를 짚어보고 향배를 전망한다. 편집자
1. 무선인터넷업계 뜨거운 감자 ‘위피’
2. 대의명분이냐, 현실성이냐
3. 결국 시장에 달렸다
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이 정한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 규격인 위피는 무선인터넷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위피는 지난해부터 1년 가까이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정보통신부가 과연 위피를 국가 표준으로 채택할 것인지, 말것인지와 이동통신사들이 오는 11월 위피를 탑재한 단말기를 내놓을 것인지, 말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무선인터넷플랫폼 표준화가 과연 필요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위피 논쟁이 이렇게 뜨거운 것은 플랫폼 표준화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시각이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이다. 또 정보통신부가 무선인터넷플랫폼 표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면 정작 무선인터넷플랫폼 채택 당사자인 이동통신사들은 표준화에 소극적이란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해부터 무선인터넷플랫폼 표준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또 위피를 국가 표준으로 정해 무선인터넷플랫폼을 표준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플랫폼 표준화를 통해 해외업체로부터 국내 시장을 보호하고 관련 콘텐츠업체나 단말기업체들의 중복 개발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대의명분에서다. 정보통신부가 무선인터넷플랫폼 표준화를 위한 관련 기술개발 과제에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 발을 뺄 수 없게 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달리 무선인터넷플랫폼 채택 권한을 쥐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은 표준화에 소극적이다. 무선인터넷서비스 차별화의 핵심인 플랫폼 경쟁을 포기하기 힘들다는 게 이유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이 위피를 채택하더라도 다른 플랫폼과의 공존을 통해 결국 시장경쟁에서 살아남는 플랫폼을 채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위피에 대한 단말기업체나 무선인터넷 솔루션 및 콘텐츠업체들의 관심도 지대하다. 무선인터넷플랫폼은 PC로 치자면 이동전화의 OS에 해당된다. 어떤 플랫폼으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단말기는 물론 콘텐츠, 솔루션까지 제작환경이 급격하게 달라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무선인터넷업계의 모든 촉각이 위피로 집중돼 있다. 만나기만 하면 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사간 ’힘겨루기’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서로 물어볼 정도다.
위피를 바라보는 시각도 제각각이다. 현재 이동통신 3사가 서로 다른 플랫폼을 채택하고 있다보니 단말기업체나 콘텐츠업체, 솔루션업체들의 중복 개발 부담이 크다며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위피는 기본규격만을 제시하기 때문에 결국 이통사별로 서로 다른 플랫폼을 내놓아 개발 부담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업체 견제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지속적으로 표준플랫폼을 개발해 나갈 추진 주체가 없다는 점을 들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