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정보보호 파수꾼-네트워크 보안시장 동향

 극심한 경기침체로 올 상반기 몸살을 앓았던 네트워크 정보보호 솔루션업체들은 하반기 매출 극대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시장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솔루션 업체들은 상반기 전체 정보보호시장의 버팀목이었던 금융·공공시장을 겨냥해 기존 제품의 속도 향상을 포함한 성능 개선과 함께 하드웨어 기반의 통합제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또한 정보보호의 불모지에 가까운 SOHO와 중소기업의 수요 창출을 위해 제품 라인업 다양화에 착수했다. 네트워크 정보보호 솔루션업체들은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올 하반기에는 시장이 점차 활성화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통합·기가비트화 추세 지속=올 하반기 네트워크 정보보호 솔루션은 지난해말부터 이어진 하드웨어 기반의 ‘통합화’와 ‘기가비트화’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네트워크 정보보호 솔루션의 대표주자인 방화벽에 이어 침입탐지시스템(IDS), 가상사설망(VPN), 통합보안관리(ESM) 시스템 등이 시장 선두자리를 넘겨받은 이후 뚜렷한 차기주자가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을 하나로 묶는 통합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VPN 업체들이 방화벽을 통합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한데 이어 시큐어소프트가 방화벽·IDS·VPN을 모두 합친 통합제품을 출시하면서 잇따라 유사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소프트웨어 일색이었던 네트워크 정보보호 솔루션들이 하드웨어 제품으로 탈바꿈하면서 ‘속도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네트워크 속도를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꼽히던 네트워크 정보보호 솔루션들이 ‘기가’의 날개를 달고 있다. 네트워크 속도가 기가비트 급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이와 함께 정보보호 제품도 함께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외산 제품들에 비해 속도가 크게 뒤져있던 국산 방화벽과 IDS 업체들이 이미 올 상반기부터 기가비트급에 달하는 제품을 쏟아내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10Gb 시대에 돌입한 방화벽의 경우 국내 기가비트 방화벽 효시인 리눅스시큐리티는 10Gb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시큐아이닷컴은 내년 초에 12Gb 제품을 선보여 속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IDS는 기가제품의 선두격인 윈스테크넷, 정보보호기술, 인젠 등이 기존 600∼700Mb 제품들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후발업체도 속속 진입하고 있다. 3분기에 펜타시큐리티시스템이 전용칩을 장착한 3.5Gb 제품을 출시했으며 넷시큐어테크놀러지도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기가비트 제품을 내놓고 하반기 기가비트 네트워크 시장 공략에 나섰다.

 ◇SOHO 및 중소기업 수요 창출 노력=올 상반기 정보보호 솔루션 시장의 수요는 대부분 금융과 공공기관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인터넷 뱅킹이 활성화되면서 금융기관의 정보보호 솔루션 도입이 크게 늘어났으며 이와 관련한 컨설팅, SI 프로젝트도 함께 확대됐다. 이에 반해 일부 대기업의 솔루션 도입도 이어지긴 했으나 예년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이 같은 시장 동향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상반기 뚜렷하게 강세를 보였던 VPN의 경우 대형 금융권 프로젝트가 대부분 마무리된 상황이어서 업그레이드나 추가 도입분을 제외하고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대비해 네트워크 정보보호 솔루션업체들은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해 SOHO와 중소기업, 지방 시장을 겨냥해 설치와 관리가 용이하고 가격을 현실화한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고 있다.

 ◇하반기 ESM 주목=업계 전문가들은 하반기 주목할 네트워크 정보보호 분야로 ESM을 꼽고 있다. 올 상반기에 대거 등장한 ESM은 아직까지 시장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았으나 최근들어 정보보호에서 관리분야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ESM 프로젝트는 경찰청, 정통부, 행자부 등의 공공기관을 시작으로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각종 정보보호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반해 정보보호 컨설팅과 관제서비스 등은 하반기에도 시장 확대를 위한 뚜렷한 계기가 없어 다소 고전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이 대폭 늘어나면서 컨설팅 대가 기준도 마련됨에 따라 내년 상반기부터 점차 활성화될 전망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