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금융사고에 노출된 금융권 감사정보시스템 `맘에 들어`

 최근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사전·사후 예방대책의 하나로 금융권 감사정보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금융기관들은 내부 감사제도 운영 등을 통해 임직원들의 비리 방지책을 강구해왔으나 대부분 사후대책에 그친 실정이었다. 특히 사고유형이 갈수록 지능화하는 데다, 감사업무가 상당부분 수작업에 의존함으로써 위험관리 능력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사고가 잇따르면서 인적·제도적 감사체계와 함께 대형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감사정보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우리은행(옛 한빛은행)·국민은행(옛 주택은행)·대구은행이 자체 시스템을 개발, 운영중인데 이어 농협이 중앙회와 단위농협 차원에서 패키지 시스템 형태의 지능형 감사정보시스템을 금융권 가운데 처음으로 구축중이다.

 농협은 전문업체인 뉴비즈니스시스템(대표 최중진)을 주사업자로 선정, 연말까지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시험가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실제 감사 업무에 적용해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농협이 도입하는 감사정보시스템은 사고위험 징후를 사전에 탐지할 수 있도록 지식공학 기법을 적용, 다양한 사고유형을 모델화한 점이 특징이다. 과거의 사고를 통계화해 최고 600여가지의 유형으로 분류해 사전예방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계정계·정보계의 이기종 시스템을 연동해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할 수 있는 ‘RICS’ 시스템이 도입되고, 3TB 규모에 육박하는 데이터베이스를 소화할 수 있다.

 농협은 특히 180여명 감사역들의 업무경험을 지식관리시스템(KMS) 형태로 정비해 감사정보시스템의 활용도를 높여가기로 했다. 농협은 “보다 선진화된 사전감사 및 실시간 관리 환경을 갖춤으로써 내년부터는 감사업무의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사업자인 뉴비즈니스시스템은 휴렛팩커드가 합작 투자한 금융솔루션 전문업체로 감사정보시스템을 내년에는 컴포넌트기반개발(CBD) 방식으로 개선해 2, 3금융권 등지로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