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 `영역 급속 팽창` 배경

 무선랜이 모바일 환경으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국내 한 무선랜업체의 제품명인 ‘매직랜(MagicLan)’에서 엿볼 수 있듯이 마치 마술처럼 응용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장비업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무선랜의 모바일화는 이제 통신사업자를 비롯한 관련업계에도 영향을 주면서 한때 무선랜 시장에 감돌았던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해가고 있다.

 ◇모바일라이프의 새바람=그동안 모바일라이프의 중심을 이뤄온 휴대폰은 소지가 간편하고 어디서나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았지만 속도가 너무 느리고 끊김현상도 잦아 초고속인터넷으로 수준이 높아진 사용자의 욕구를 채워주기엔 부족한 점이 많았다. 더구나 꿈의 이동통신으로 불려온 IMT2000의 초기 서비스가 당초 기대에는 못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완전한 모바일라이프를 실현시키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됐다.

 하지만 무선랜은 현재 통용되고 있는 802.11b 규격의 장비가 최대 11Mbps의 전송속도를 구현하고 이르면 올해말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는 802.11a 장비는 최대 54Mbps의 속도를 지원할 수 있어 멀티미디어 콘텐츠도 무리없이 수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무선랜의 한계로 지적되던 이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비업계 차원에서 다양한 시도가 펼쳐지면서 무선랜이 모바일라이프의 새바람을 몰고오고 있는 것이다.

 ◇무선랜업계의 새바람=이같은 무선랜의 모바일화는 무선랜업계의 새로운 시도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상반기 제품가격 하락으로 인해 한차례 위기를 겪었던 무선랜업계는 하반기 들어 부가기능을 갖춘 장비개발을 통해 신규 수요창출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무선랜이 단순히 노트북을 연결하는 랜에 선을 없애는 것으로만 인식되면서 굳이 기존 네트워크를 무선랜으로 바꿀 필요가 있겠느냐는 인식이 확산되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 위한 노력에 들어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가 초점을 맞춘 부분이 바로 무선랜의 모바일화다. 업계는 비록 무선랜이 휴대폰처럼 완전한 모바일 기능을 갖추긴 힘들지만 관련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업계는 최근 무선랜 AP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대 수㎞까지 송수신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무선랜 전용 안테나를 비롯해 CDMA모듈과 연동할 수 있는 듀얼모드 무선랜카드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관련업계의 대응=이처럼 무선랜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면서 통신사업자, 컴퓨터업계도 새로운 바람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미 KT가 무선랜 사업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몇몇 사업자들은 2.3㎓ 대역을 이용한 새로운 무선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 LGIBM 같은 노트북, PDA 제조업체들도 무선랜을 대세로 인식하고 무선랜을 활용한 제품개발에 힘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 다소 주춤했던 무선랜 시장이 하반기에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KT의 네스팟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무선랜 공중망 시장확산은 물론 기업용 시장에서도 단순히 사무용이 아니라 외부 영업현장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무선랜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선랜업체 아크로웨이브의 조용천 사장은 “이미 무선랜에 기반한 다양한 통신서비스가 선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무선랜의 활용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무선랜이 모바일환경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