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에서 수많은 정보기술(IT) 업체가 중국 시장을 넘봤지만 사실 성공한 업체수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인프라넷의 홈쇼핑 사업이 대표적인 중국진출 성공사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형필 사장(55)은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중국 홈쇼핑 채널 사업권을 따내 감회가 남다르다”며 “홈쇼핑 사업을 기점으로 앞선 우리의 정보기술력을 광활한 중국 시장에 인터페이스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24시간 상업방송 채널경영권을 얻은 인프라넷은 앞으로 50년 동안 중국에서 홈쇼핑 채널을 운영하게 된다. 중국 정부가 허가한 첫 상업방송 채널이라는 면에서 중국 현지에서도 이번 홈쇼핑 채널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한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홈쇼핑 사업을 벌이게 됩니다. 한국에서 홈쇼핑의 최대 무기는 가격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가격보다는 정보기술에 기반을 둔 서비스 측면에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일방적으로 사업자가 상품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와 소비자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품에 대한 가이드 역할을 하는 식입니다.”
김 사장은 인프라넷이 다소 취약한 홈쇼핑 노하우와 관련해서도 이미 대비책을 준비해 놨다. “인프라넷은 정보기술업체입니다. 당연히 유통에 대한 노하우가 적은 게 약점입니다. 이를 위해서 중국과 한국에서 전문 파트너를 적극 모집할 계획이며, 홈쇼핑 채널 운영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김 사장은 인프라넷이 ‘이권 사업’이라 불리는 홈쇼핑 경영권을 손에 쥐게 된 것은 유통 노하우 때문이 아니라 정보기술업체라는 점, 대기업에 비해 사업 추진력이 빠르다는 점, 그리고 1년 넘게 중국 시장에서 묵묵히 쌓아 온 ‘콴시(인맥)’가 주효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홈쇼핑 역사는 우리보다 빠릅니다. 방송망 자체가 케이블 망이라는 면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95년부터 10분이나 20분 형태로 상품 상업광고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인포머셜 형태의 광고는 중국 전역에서 100개 업체 이상이 활동 중입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허가한 공식 상업채널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 사장은 “중국 정부가 앞으로 홈쇼핑 사업을 추가로 벌일지, 아니면 하나로 그칠지 여부를 판단하는 시범 채널로 이번에 방송 허가를 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 한국과 마찬가지로 상업채널도 점차 다채널 체제로 변할 것”이라며 “한국의 앞선 정보기술을 접목해 중국의 다른 채널에서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서비스와 프로그램 운영, 상품 기획 면에서 만전을 기해 중국 홈쇼핑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베이징=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