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웨어 기술연구소 곽민철 수석연구원
1974년생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정보대학원 이학석사
현 인프라웨어 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하반기에 WAP 2.0을 지원하는 차세대 무선인터넷 브라우저를 선보인다는 계획에 따라 새로운 무선인터넷 표준인 WAP 2.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는 물론 단말기제조업체, 무선인터넷 솔루션업체, 콘텐츠업체 등 무선인터넷 관련 산업계가 WAP 2.0의 기능과 성능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WAP 2.0은 ‘Wireless Application Protocol’의 약자로 WAP포럼이 무선에 특화된 WML과 프로토콜을 포기하고 xHTML과 SSL, TCP/IP에 이르는 기존 유선인터넷 표준을 지원하는 차세대 무선인터넷의 국제표준규격을 의미한다.
◇WAP 2.0 탄생 배경=WAP포럼(http://www.wapforum.org)은 무선데이터 서비스인 WAP 관련단체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곳으로 지난해 8월 1일 WAP 1.x의 차세대 버전인 WAP 2.0을 발표했다. WAP 2.0은 차세대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표준규격으로 평가받고 있다. WAP 2.0이 발표되면서 그동안 유럽·북미·아시아의 WAP 진영, 마이크로소프트의 ME 진영, 도코모의 아이모드 진영으로 나뉘어 있던 무선인터넷의 기술규격이 통일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아직은 진행 단계다. WAP 2.0이 발표되기 전까지 사용된 WAP 기술은 유선인터넷 프로토콜이 아닌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독자적인 프로토콜을 사용해 왔다.
초기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놀라울 정도로 성공을 거둔 일본 도코모의 아이모드는 WAP 사양에 유선인터넷 기술을 채용할 것을 제안했다. 아이모드의 성공으로 WAP포럼은 WAP 2.0의 무선인터넷 표준규격에 유선인터넷 기반기술을 대거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
WAP 2.0이 등장할 수 있있던 또다른 배경은 무선인터넷 망의 네트워크 속도가 2.5G, 3G로 대폭 향상되고, 문자 중심의 흑백 LCD 단말기가 그래픽 중심의 컬러 LCD로 변화하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네트워크 속도가 크게 향상되면서 기존 무선인터넷 규격인 WAP 1.x는 전송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WAP 게이트웨이를 고안했고, 그 결과 속도는 향상됐으나 무선인터넷 망을 폐쇄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을 가져왔다. 또 컬러 LCD를 탑재한 단말기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문자 기반으로 콘텐츠를 개발하는 WAP 1.x의 기술언어 WML 1.x는 한계에 이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WAP 2.0이 새로운 무선인터넷 표준으로 등장했다. WAP 2.0은 유선인터넷과 같이 유연하고 개방적인 구조로 무선인터넷 망을 운영할 수 있도록 기술이 발전됐으며 문자 중심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던 WML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xHTML과 WCSS(WAP Cascading Style Sheets)를 수용하게 됐다.
◇WAP 2.0 탄생의 의의=WAP 2.0이 도입된다고 해서 사용자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다. 문자 중심의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그래픽 중심의 서비스로 바뀐다는 정도. WAP 2.0에는 또 푸시·MMS(Multimedia Messaging Service) 등 새로운 개념이 첨가됐지만 기존 서비스에서도 이와 유사한 개념이 도입돼 진행됐기 때문에 큰 차별성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무선인터넷 환경인 WAP 2.0을 주시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존의 독자적인 기술을 버리고 발전된 유선인터넷 규격을 대거 수용해 유선인터넷에서 축적된 다양한 노하우를 무선인터넷 분야에 전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이러한 사실이 급속도로 빨라진 네트워크 속도와 컬러 단말기 보급확대 등 환경적 요인과 맞물려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과거 인터넷에서 웹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한 때와 아주 흡사하다. 예전에 하이텔·천리안·나우누리 등으로 대표되는 PC 통신서비스는 폐쇄적이고 문자 기반의 서비스였다. 그러나 개방적이고 그래픽 기반의 화려한 인터넷 웹서비스의 등장으로 모든 사람들은 인터넷에 쉽게 다가서서 다양한 서비스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같은 문화를 겪은 지 불과 몇 년이 되지 않았지만 ‘네티즌’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킬 정도로 인터넷 문화는 우리 생활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웹서비스가 이같이 각광받는 이유는 편리한 그래픽 인터페이스와 개방형 구조로 인해 사용자 선택의 폭이 넓어져 자신이 필요한 전문화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통신서비스에 비교할 때 콘텐츠의 종류는 크게 변경된 것이 없는데도 말이다.
PC 통신 WAP 1.x
망구조 폐쇄적 구조
콘텐츠 표현 문자
웹서비스 WAP 2.0
망구조 개방형 구조
콘텐츠 표현 GUI(Graphical User Interface)
따라서 이제 곧 망 개방이 이루어지면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선택, 사용할 수 있으므로 콘텐츠업체들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양질의 콘텐츠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다.
WAP 2.0이 제공하는 XHTML·WCSS·HTTP는 유선과 기술배경이 동일해 유선인터넷의 풍부한 인적자원이 무선인터넷으로 영역이 확대될 것이다. 이 결과 유선상의 수많은 웹사이트들도 쉽게 무선 웹사이트를 지원하고 무선인터넷의 새로운 킬러서비스가 등장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WAP 2.0에서 주목해야 할 것들=WAP 2.0의 가장 큰 변화는 콘텐츠 개발언어에 있다. WAP포럼은 WAP 2.0의 콘텐츠 개발언어로 W3C에서 권고한 XHTML MP와 WML 등 2개의 언어를 권장하고 있다. WML 2.0는 기존의 WML 1.x와 새로운 XHTML MP를 합한 언어로 기존 WML 1.x가 보유한 독창적이고 유용한 기능을 유지해 하위 호환성을 제공하면서 XHTML MP의 새로운 기능 또한 제공하는 강력한 언어다. 유선에서 널리 사용되는 CSS(Cascading Style Sheets)의 서브셋인 WCSS를 함께 제공해 정교한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고, 문서관리의 효율성도 향상시켰다. 이들을 이용한 웹사이트 제작은 그간 불편했던 무선인터넷 사용을 편리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WAP 1.x를 따르고 있어 WAP 게이트웨이가 없으면 서비스가 불가능했다. WAP 2.0은 HTTP 프로토콜의 지원으로 웹서버와 엔드투엔드로 연결이 가능하므로 망 개방시 유선과 동일하게 사용자는 임의대로 포털을 지정할 수 있고, 또한 콘텐츠업체는 WAP 게이트웨이가 없어도 포털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또한 HTTP 프로토콜 지원으로 유선과 동일한 최신 보안방식인 TLS를 지원해 PKI 등 유선과 동일한 수준의 보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WAP 2.0에 포함된 WAP 푸시는 무선인터넷의 독창적인 아키텍처로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콘텐츠업체는 이를 이용해 이동전화에 특화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푸시란 말 그대로 풀 방식인 WAP 브라우저의 전통적인 개념과 반대로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푸시 서비스는 사용자 입력이 불편한 이동전화에서는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으며 MMS 또한 푸시 프로토콜을 이용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국내외 WAP 2.0 대응과 무선인터넷 업계=WAP 2.0은 노키아·모토로라·에릭슨·지멘스 등 단말기 통신장비업체와 보다폰·오렌지·소네라 등 유럽 이통통신사업자들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노키아·오픈웨이브 등이 이미 WAP 2.0 지원제품을 출시하는 등 이동전화에 WAP 2.0이 탑재되고 있다. GSM사업자연합회에서 표방한 ‘M서비스’도 WAP 2.0을 지향하고 있다. WAP 2.0이 아이모드의 상당부문을 흡수했기 때문에 NTT도코모의 아이모드 또한 WAP 2.0을 지원한다.
아이모드 웹브라우저 개발사인 일본의 액세스와 미국 컴버스는 cHTML, WAP, xHTML, xHTML 베이식 등의 콘텐츠 언어를 모두 지원하는 마이크로브라우저를 지난해 6월에 공동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본의 이동통신사업자인 KDDI는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WAP 2.0을 채용한 단말기를 출시했으며 WAP 2.0 도입을 표명, 지난해 12월 본격 서비스에 돌입했다. 이 솔루션으로 모바일 가입자들은 이동전화나 PDA 등 단일 무선기기를 이용해 무선인터넷을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고, 모바일 사업자들도 제공 가능한 서비스의 폭을 넓히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프라웨어가 올초 WAP 2.0을 지원하는 브라우저인 ‘임바이더왑에디션(Embider WAP Edition)’을 출시했다.
◇WAP 2.0 향후 차세대 기술=WAP 2.0은 유선인터넷 콘텐츠에 비해 기능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 유선인터넷 기술은 처음 HTML이 발표된 이후 자바 스크립트라는 강력한 스크립트 언어와 결합하면서 다이내믹 HTML이라는 언어를 탄생시켰다. 이를 통해 유선인터넷은 오늘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수 있는 웹서비스로 발전됐다. WAP 2.0도 유선인터넷과 비슷한 기술 발전사를 밟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WAP 2.0의 차세대 기술은 다이내믹 HTML과 같은 형태로 자바 스크립트 언어와 결합해 완벽한 콘텐츠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술 수준까지 무선인터넷이 발전을 한다면 쉬운 스크립트 언어로 어떠한 무선인터넷 플랫폼에서도 독립적인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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