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들은 4분기에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누적실적이 아닌 해당 분기의 순실적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9일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분기별 회계보고가 의무화된 지난 2000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0분기 동안 분기 재무제표를 제출한 496개 상장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00년과 2001년 1·2·3분기의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흑자를 기록했지만 4분기는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 또한 지난 2000년 1∼3분기 각각 10조원 수준을 유지했으나 4분기에는 6조원대로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1분기 10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2·3분기에는 6조원대를 유지했으나 4분기에는 3조원으로 낮아졌다.
이는 영업실적이 1분기에 가장 좋고 4분기에 악화됐다기보다는 제반비용에 대한 인식이 4분기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유성식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영업이익, 경상이익, 순이익 등의 지표가 비용배분의 문제로 악화된다는 것은 상반기 기업실적이 실제에 비해 과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결국 매분기 실적의 신뢰성이 높지 않다는 방증이므로 분기 실적 추이를 통해 향후 주가예측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또 “분기 재무제표가 현재의 누계 방식에서 당해 분기의 순실적을 보고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면 분기실적의 왜곡을 피하고, 정확한 주가예측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