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시장 반응 `시큰둥`

 하나로통신이 파워콤 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9일 주가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낙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던 데이콤 주가는 실망매물이 상당수 출회하면서 급락을 면치 못했다.

 이날 하나로통신은 장 초반 11%를 넘어서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점차 상승폭이 줄어드는 전형적인 ‘전강후약’ 양상을 보이다 결국 전날보다 0.21% 오른 4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차순위 협상대상자로 밀린 데이콤은 12.89%나 급락한 1만6550원에 마감됐다.

 이날 증시에선 입찰 경쟁에서 밀려난 데이콤의 주가 급락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분위기였지만 하나로통신의 상승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것에 대해선 다소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최종 인수조건, 비용부담 규모 등이 관건=애널리스트들은 파워콤망 향배가 향후 통신시장 전체 판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누구에게 돌아가느냐가 가장 중요하지만 얼마에 인수되느냐도 중요한 관심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로선 하나로통신이 입찰 제안서에 써낸 1주당 1만2000∼1만3000원의 인수 가격이 최종까지 갈 가능성이 높지만 통신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이 가격이 하나로통신에 그다지 유리한 조건은 아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수직적 결합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파워콤 1주당 최종 인수가격이 1만원을 넘어간다면 그다지 매력적인 인수가격으로 볼 수는 없다”며 “향후 최종 인수까지의 협상 결과와 조건 등을 따져봐야 정확한 평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하나로통신측이 인수조건으로 제시한 현금 납부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증권가 일각에선 벌써 하나로통신의 ‘현금인수 조건’이 자칫 하나로통신의 현금흐름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로통신측은 “컨소시엄 주체들이 대부분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기 때문에 하나로통신이 떠안는 현금부담은 적다”고 밝히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향후 확정될 현금성 자금 부담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LG그룹의 하나로통신 지분 추가 인수는 긍정적=증시에선 우호 지분을 포함, 16.8%의 하나로통신 지분을 보유중인 LG그룹이 하나로통신 주식 매입에 나설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LG그룹이 LG텔레콤과 데이콤을 주축으로 하나로통신 및 파워콤까지 연결하는 제3의 세력을 형성하기 위해선 하나로통신의 계열사 편입과 경영권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SK텔레콤이 보유중인 5%의 파워콤 지분 매각을 공식화하고 있는 만큼 분위기는 무르익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양성욱 연구원은 “LG그룹의 하나로통신 지분 추가 확보는 충분히 예상가능한 일”이라며 “데이콤으로 협상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LG그룹이 하나로통신의 지분 30% 이상을 확보하는 것만큼 검토가능한 대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지분 매입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하나로통신의 주가는 파워콤 인수를 능가하는 수준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