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테리어 지펠, 파브 등 고급 가전제품에 대해 온라인 판매를 중단키로 해 인터넷 쇼핑몰들로부터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 제품판매에 관해 제재를 가하는 것은 불공정거래의 소지가 있어 향후 양측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은 지난 5일 롯데닷컴, 인터파크, 한솔CSN, LG이숍 등 국내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 ‘온라인 취급불가’ 모델 내역을 e메일로 발송, 제품판매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이 제시한 온라인 취급불가 모델은 SRS718CC 등 일반 지펠 및 인테리어 지펠 22개 모델과 화장품냉장고, PDP TV 8개, 프로젝션TV 13개, LCD TV 10개 모델 등 고급 제품이다.
이에 대해 인터넷 쇼핑몰들은 특정 채널에 대해 제품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공정거래 위반이라며 크게 반발, 11일 회의를 갖고 공동 대응키로 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삼성의 고급 가전제품 매출 비중은 업체별로 20∼40%에 이르며, 혼수 시즌에는 전체 삼성 제품 가운데 70%까지 달하는 등 높은 편이다.
쇼핑몰의 한 관계자는 “삼성과의 직접 거래뿐 아니라 일반 대리점 등 타 거래선과의 공급도 추적, 제재하겠다고 하는 것은 우월적 지위 남용 아니냐”고 전했다.
이에 따라 쇼핑몰들은 삼성 제품에 대해 결제기일 지연, 각종 행사시 삼성 제품 제외, 대체 거래선 발굴 등 대응방안을 검토중이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방침은 자사 제품을 고급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려는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이미 최근 출시한 고급 백색가전 브랜드 하우젠 드럼세탁기와 하우젠 김치냉장고는 할인점이나 양판점 등에 공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고가 제품에 대해 쇼핑몰들이 임의로 가격을 내려 판매해 고급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경우가 있어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전속점에 제품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전자상거래보호과 이성구 과장은 “쇼핑몰이 제조업체의 물건을 판매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조업체가 제품판매를 막을 권리가 없기 때문에 취급불가 요청을 받은 쇼핑몰이 법적으로 문제 삼으면 불공정거래로 제소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