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용 부품시장 업체간 희비 엇갈릴듯

 KT아이컴이 LG전자와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비동기식 IMT2000 주 장비 공급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상용서비스 시기를 내년 6월로 확정함에 따라 그동안 크게 위축됐던 통신장비용 부품시장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그러나 상당수 부품업체들이 이번 입찰에 탈락한 LG전자의 경쟁사들과 함께 WCDMA 시험장비 제조에 참여했던데다, LG전자가 WCDMA 장비 제조에 필수적인 기지국 모뎀용 주문형반도체(ASIC)와 인쇄회로기판(PCB) 등 주요 부품을 자체 조달할 계획이어서 관련 부품업계의 수혜가 그리 크지않을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교환기(IMX), 기지국장비(Node-B), 기지국제어장치(RNC), 가입자 위치등록장치(HLR), 패킷 교환장치(SGSN), 패킷 관문교환장치(GGSN) 등 IMT2000용 주요장비 1400억여원 어치 400여만대 중 우선 1차분 200여만대를 KT아이컴에 공급하기로 하고 고주파(RF) 반도체, 프로그래머블로직디바이스(PLD) 등 관련 부품업체에 발주를 냈다.

 LG전자는 그러나 이번 장비 개발에 통신연구소 등에서 자체 개발한 핵심부품을 탑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부품업체들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경쟁사들과 함께 WCDMA 장비 개발에 참여했던 부품업체들은 상용화도 못하고 기술과 제품이 고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LG전자측은 이에 대해 “WCDMA 분야에 가장 먼저 기술개발투자를 한 만큼 우선 자체 솔루션을 최대한 활용해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WCDMA 기지국용 모뎀칩을 개발, 모 업체에 납품한 벤처기업의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범용 부품보다는 자체 솔루션 위주로 필드프로그래머블게이트어레이(FPGA) 등을 추가로 이용하기로 하면서 전문 부품업체들이 납품의 기회를 갖기는 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PCB업체의 한 관계자도 “IMT2000이 침체에 빠진 통신장비용 다층인쇄회로기판(MLB)시장에 단비를 내려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LG전자가 자체적으로 PCB 라인을 갖고 있는 만큼, 다른 업체가 수혜를 보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IMT2000 기지국 및 중계기용 고전력증폭기(HPA) 및 선형증폭기(LPA) 등 파워앰프업체들은 본격적인 수요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60W급이 주력으로 채택될 LPA의 경우 공급업체가 많지 않아 본격적인 IMT2000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해외 장비업체들과 제휴를 맺었던 아기어시스템스·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모토로라 등 다국적 반도체업체들은 국내 장비업체와 새로운 협력관계를 통해 IMT2000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