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이코리아(지사장 아와노 도시카즈)가 PC패키지 게임은 게임대로 판매하고 네트워크 접속료도 별도로 받는다는 새로운 가격정책을 들고나와 성공여부가 주목된다.
코에이코리아는 지난달 30일 한·중·일 3개국에서 동시에 출시한 PC게임인 ‘삼국지 배틀필드’를 3개월간의 네트워크 무료접속권을 포함한 패키지당 4만8000원에 판매하는 동시에 3개월 이후에는 월 6000원의 네트워크 접속료를 받기로 한 것. 코에이코리아는 특히 PC방에 공급하는 패키지에는 무료 접속기간을 1개월로 줄이고 월 이용료는 1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코에이코리아는 추후 이 게임의 판매가격을 1만원대 이하로 대폭 낮추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이미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다수의 네트워크 게임이 가능한 PC게임이 판매되고 있지만 접속료를 따로 받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코에이의 이번 PC게임 가격정책의 성공 여부에 따라 국내 PC게임 가격선정 및 판매방식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을 비롯한 외국의 경우에는 이처럼 게임 패키지는 패키지대로 판매하고 네트워크 접속료는 접속료대로 받는 것이 관례화돼 있는 지역이 많으며 국내에서도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급속히 쇠퇴하고 있는 PC게임 개발의욕을 다시 북돋우기 위해서는 가격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네트워크 대전이 가능한 대작 PC게임의 경우 필요할 때마다 패치를 통해 업그레이드 해주는 온라인게임에 비해 제작기간도 오래 걸리는 데다 제작비도 훨씬 많이 소요되는 반면 매출이나 부가가치면에서는 온라인게임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국내에는 아직 패키지로 판매한 PC게임의 네트워크 접속료를 받은 사례가 없는 데다 온라인게임의 경우는 이용료만 받고 게임을 무료 제공하고 처음 몇 개월간은 무료로 서비스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는 점을 들어 코에이코리아의 가격정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매출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정책이기는 하지만 소비자들에게는 게임 가격을 이중으로 부담케 하는 것이어서 패키지를 판매하거나 사용료를 부과하는 방안 중 하나만을 택하고 있는 다른 게임과의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에이의 경우 최근 비스코와의 합작법인이었던 코에이코리아를 단독 출자법인으로 전환하며 한국직할체제를 구축하면서 국내에서도 일본에서와 같은 가격정책을 고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코에이 에리카와 게이코 회장도 지난 4월 일본에서 개최한 제작발표회를 통해 “무리한 현지화 전략은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마케팅 비용도 늘린다”며 “본사 마케팅 전략을 세계 각지의 현지 마케팅 전략에 그대로 이식할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코에이의 의지가 한국시장에서 그대로 먹혀들지 3개월 후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