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업계 월드컵 전사 `찜`

 ‘포스트 월드컵으로 음반 특수를 노린다.’

 지난달 아시아엔터테인먼트가 한일월드컵을 통해 세계 축구계의 스타로 변신한 안정환 전 국가대표선수의 컴필레이션 음반을 낸 것을 시작으로 최근 YBM서울음반이 ‘히어로’를, EMI뮤직코리아가 ‘레드 제너레이션(Red Generation)’을 선보이는 등 월드컵이 음반업계 홍보 수단으로 각광을 얻고 있다.

 앨범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음반사들이 한일월드컵이 폐막한 지 두달이 되고 있으나 월드컵 스타들의 인기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점에 착안, 월드컵 스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도 “음반 판매를 부추길 수 있는 호재를 궁리하던 터에 월드컵과 맞아떨어졌다”며 “10대와 20대 젊은층의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BM서울음반이 이달 초 내놓은 ‘히어로(Hero)’는 대한민국 4강신화의 주역인 김남일·김태영·이영표·이운재 선수를 커버모델로 한 컴필레이션 음반. 최근 히트곡부터 386세대 히트곡까지 발라드와 댄스 90여곡을 선곡, 총 5장의 CD로 구성돼 있다. 특히 장장 100페이지에 달하는 가사가 사진집으로 제공돼 눈길을 끈다. 해바라기·이은미·김광석·동물원·임지훈부터 왁스·제이·성시경·컨츄리꼬꼬·룰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곡이 수록돼 있으며 앨범 타이틀에 맞게 월드컵 스타의 이미지를 역동적으로 담은 이색적인 뮤직비디오도 선보일 예정이다. 음반판매 수익금 일부는 우리나라 축구 발전을 위한 기금 조성에도 쓰인다.

 EMI뮤직코리아가 다음주에 발매할 예정인 ‘레드 제너레이션’은 거리응원전에 참가한 고2학생을 표지모델로 제작한 것이 특징. 10대와 20대 팝 마니아를 타깃으로 18곡의 팝이 수록돼 있으며 노래 가사가 설명돼 있는 VCD가 같이 제공된다.

 이에 앞서 아시아엔터테인먼트도 지난달 23일 안정환 선수가 직접 선곡한 컴필레이션 앨범 ‘더 플레이’를 내놓았다. 가요 15곡과 팝 12곡, 안정환 선수 인터뷰와 동영상 사진을 수록, 총 3장의 CD로 구성된 이 앨범은 초도물량 2만장이 모두 판매되고 현재 추가 제작중이다.

 이러한 월드컵 스타를 이용한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월드컵 스타를 이용한 음반은 불황타개책으로 일시적인 마케팅 기법”이라면서 “온라인을 접목하거나 음반의 다양화 등을 통한 음반의 질을 향상시켜 장기적으로 음반산업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