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컨설팅 분야의 경쟁구도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업정보화 전략과 정보시스템 인프라에 대한 설계·운영방안을 제시하는 IT컨설팅 시장을 놓고 다국적 컨설팅업계와 IT서비스업계, SI업계간 시장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IT가 기업경영의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됨에 따라 컨설팅의 주요 대상이 되면서 관련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국적 컨설팅 및 IT업체 움직임=프로세스컨설팅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해온 PwC컨설팅·액센츄어·딜로이트컨설팅·KPMG컨설팅 등 이른바 컨설팅 업계 ‘빅4’ 다국적기업들은 최근 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 등 솔루션 기반 컨설팅을 통해 IT서비스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정보화전략계획(ISP)수립과 정보시스템 컨설팅에서부터 구축·운영까지 수행해온 경험을 앞세워 IT컨설팅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국IBM·한국HP·한국유니시스 등 다국적 IT서비스업체들도 제품공급 중심에서 종합 IT컨설팅 분야로 영역 확장을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들은 관련 전문기업 인수 등을 통해 컨설팅 분야에서의 입지를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다국적 IT서비스 기업들은 그동안 사업협력을 유지해온 SI업체들과 IT컨설팅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관계에 놓이게 됐다.
◇국내 SI업체 대응=다국적 컨설팅·IT서비스 업체들에 맞서 삼성SDS·LG CNS·SKC&C·현대정보기술 등 SI업체들은 ISP와 프로세스혁신방안(BPR) 중심의 컨설팅 서비스에서 ERP·CRM·SCM 등 솔루션 패키지 컨설팅으로 사업을 넓히는 등 정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또 IT컨설팅과 경영전략 수립 등의 역량을 결합함으로써 사업구조를 시스템 단순 구축·운영에서 IT프로세스를 수립·실행하는 고부가가치형 서비스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SI업체들은 전문 컨설턴트를 확충하고 외국의 컨설팅회사들과 제휴를 확대하는 등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컨설팅 대상을 계열사를 벗어나 외부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SDS는 글로벌 컨설팅 ‘빅4’를 겨냥해 세운 자회사 오픈타이드코리아와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하는 등 시너지 효과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LGCNS는 컨설팅사업부문인 엔트루컨설팅 파트너스를 통해 컨설팅 역량 극대화를 위한 독자적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엔트루는 지난 상반기 미국 인사관련 컨설팅 전문회사인 윌리엄엠머셔와 제휴를 맺고 국내 기업의 인사시스템 정보화 프로젝트를 공동수행키로 했다.
지난해 컨설팅사업부를 발족한 SKC&C(대표 윤석경)도 ERP·CRM·SCM 등 솔루션 기반의 컨설팅사업을 추진하면서 컨설팅 전문인력을 200명 규모로 확대키로 했으며, 현대정보기술(대표 김선배)은 CRM·e포털·IT인프라 분야 컨설팅 사업에 진출하는 동시에 금융·서비스 분야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