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 연구계를 움직이는 사람들>(33/끝)메시징솔루션

 십여년 전만 해도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전화와 편지 및 팩스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호출기와 이동전화의 보급을 통해 우리는 장소의 제약에서 벗어났고 e메일을 통해 정보전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맞는다.

 지난 94년 10월 데이콤 천리안이 인터넷 메일을 서비스하던 때부터 시작된 국내 e메일의 역사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무료 웹메일 서비스인 한메일을 선보인 97년부터 폭발적인 성장기로 접어들었다. 현재 가정과 기업을 포함해 국내에서 전송되는 인터넷 메일은 하루 평균 1억통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이제는 e메일의 효용성을 넘어 스팸의 해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전화 통화에 근접한 실시간 통신수단으로 인스턴트메신저가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 이 시점에서 국내 e메일·메신저 등의 기술발전을 이끌어온 숨은 주역들을 발굴, 보도하는 것도 적지않은 의미를 갖는다. 벤처기업의 개발(R&D)팀장 혹은 연구소장으로서 지금도 밤샘을 불사하며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전문가들을 소개한다.

 

 ◇e메일

 사실 e메일은 이미 인터넷상에 센드메일(Sendmail)과 큐메일(Qmail) 등의 오픈소스가 광범위하게 유포돼 있어 기술자들에게는 쉬운 기술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수많은 메일이 대량으로 송수신되는 상황에서는 단순기술로 치부할 수 없는 영역이 늘어나는 게 사실이다.

 이강원 쓰리알소프트 R&D본부장(29)은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한 후 99년부터 쓰리알소프트에 몸담으며 웹메일·메신저·보안메일·스팸차단솔루션 등 다양한 메일 관련 솔루션을 매년 2종 이상씩 개발했다. 메일스튜디오, 앳메시지, 앳비즈, 앳시큐어, 싱크스튜디오, 스팸브레이커, 크리니티 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시장의 변화보다 한발 앞서 제품을 출시하는 이 본부장의 개발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다. 그의 뛰어난 개발 능력은 화려한 수상경력이 말해준다. 2000년 9월 대용량 분산처리기술로 국산신기술 인정 KT마크를 획득했고 앳시큐어로 2001년 4월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이밖에도 신소프트웨어 상품대상, 리눅스 소프트웨어 공모전 정보통신부 장관상 등을 받았다.

 김재홍 나라비전 R&D팀장(29)은 지난 97년 대구대 전산정보학과 학생 신분으로 사용자 폭증에 따라 시스템 증설이 용이한 병렬처리기법을 적용, 국내 초창기 웹메일 시장을 이끈 깨비메일(Kebimail) 엔진을 탄생시켰다. 이후 2000년부터 인스턴트 메신저용 서버, 깨비 e메일마케팅솔루션, 나라메일 MTA(Mail Trasnport Agent) 등 나라비전의 주요 메일솔루션 개발을 진두지휘해왔다. 깨비메일 솔루션의 국내외 확산을 이끈 핵심주역으로 현재는 그리드 컴퓨팅 환경에 적합한 메일엔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김관택 넥센 개발팀장(28)은 중앙대 컴퓨터공학과에 재학중이던 지난 97년 넥센에 입사한 후 오르지오 웹메일과 KT, 채널아이 등의 웹메일 SI작업에 참여했다. 이후 메일 ASP인 메일센터와 패키지 및 오르지오 사이트 개발을 이끌어왔다. 특히 오르지오 웹메일을 통해 당시 다른 메일 서비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수신확인 기능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넥센측에 따르면 현재 오르지오 메일은 무료 사용자 130만명, 유료 사용자 5만명에 이르고 있다.

 유병우 지식발전소 솔루션 사업부 이사(37)는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영마전자산업 개발이사 등을 거쳐 지난 99년부터 지식발전소에서 일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엠파스의 웹메일 시스템 엠팔의 개발을 이끌고 있는 그는 엠팔이 2000만명 이상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완벽한 분산 시스템과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모듈 감시 시스템 등 탁월한 안정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데 핵심역할을 했다. 현재는 엠팔 솔루션 판매에도 직접 나서 영업과 설치 및 커스터마이징까지 직접 관할하고 있다.

 최성훈 드림위즈 과장(31)은 국내 웹메일 서비스 초기부터 이 분야 개발에 뛰어들었던 웹메일 대표 개발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석사 과정을 마치고 지난 97년 3월 한글과컴퓨터에 입사해 네띠앙 서비스 오픈을 이끌었다. 포털사이트의 생명이 웹메일의 안정성에 있다는 점에 착안, 대용량 메일처리기술 개발에 매진해왔으며 이같은 노력은 현재 드림위즈에서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드림위즈 웹메일의 주소록 연동, 외부 메일 가져오기, 메일함 필터링 기능 등은 동종업계의 부러움을 살 정도. 드림위즈 메일은 2001년, 2002년 연속 네티즌만족도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이승원 아이마스 이사(29)는 아이마스 창업자로, 지난 97년 국내 최초로 HTML 형태의 멀티미디어 e메일 콘텐츠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같은해 국내 최초 고속 SMTP 서버 개발을 주도한 바 있다. 그는 한국외국어대 환경학과 재학 시절인 96년, 검색엔진 자동등록 에이전트를 개발했으며 97년 캐스트메일(구 가산전자의 인터넷사업 분야 자회사)의 개발팀장을 맡아 e메일 엔진개발을 이끌었다. 지난 99년에는 100% 자바 기반의 웹메일 솔루션인 인디메일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아이마스가 e메일마케팅 분야의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주요 역할을 해왔으며 최근에는 CRM 분야에까지 도전하고 있다.

 이우주 테라스테크놀로지 연구소장(32)은 서울대 전산학과와 대학원에서 멀티미디어 네트워크 트래픽을 연구했으며 하나로통신 연구원을 거쳐 테라스에 입사한 후 대용량 메일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엔진을 개발해 과학기술부로부터 국산신기술인증을 받았다. 그가 개발한 메일엔진 팀스(TIMS)는 이미 하나넷, 넷츠고, 천리안 등 대형ISP들에 공급돼 외산메일솔루션으로부터 국내시장을 지키는 방파제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다이내믹 IP블로킹 기술을 이용한 스팸차단솔루션 메일와처의 개발을 이끌었다. 이 솔루션의 개발로 최근 새롬벤처투자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냈으며 4개국에 특허도 출원했다.

 최철규 인포웹 인포메일러 개발팀장(30)은 e메일마케팅 솔루션인 인포메일러 개발의 초창기 주역으로 지난 94년 대구대학 병렬처리연구소(LACTT)에서 까치네를 개발했던 이력을 갖고 있다. 2000년 1월 인포웹에 입사한 후 인포메일러의 개발을 총괄해오고 있다. 인포메일러는 국내 최초의 웹기반 e메일마케팅솔루션으로 고객관계관리 기반의 정밀타깃발송과 초고속 대량발송 기능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문병철 JPD인터넷 개발총괄이사(43)는 동아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현대전자, 한국타이어, 두산정보통신과 일본의 소프트웨어회사인 엘콤을 거쳐 지난 2000년 JPD인터넷에 합류했다. 당시 국내 메일 업체들의 고민거리였던 대용량 웹메일 엔진을 개발착수 13개월만에 완료해 경쟁업체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인물. 최근에는 5!(팩토리알) n승의 무한규칙조합방식을 통해 스팸메일을 거의 완벽히 차단할 수 있는 솔루션인 스팸캡처를 개발해 다시 한번 시장돌풍을 이끌고 있다.

 조옥근 그루터기 이사(34)는 94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한 후 웹인터내셔날(한국디지탈라인의 전신)에 입사해 초창기 국내 웹개발사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자바 기반의 웹 메시징 기술을 활용한 그룹웨어 인트라오피스를 개발해 주목받았으며 98년 이후에는 그루터기로 옮겨 웹메일 기반 그룹웨어인 메일루션 개발을 이끌고 있다.

 이밖에 이형우 한글로닷컴 개발실장(24)은 자국어 기반의 e메일 엔진을 자체 개발했다. 영어와 한글아이디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듀얼 아이디 방식으로 대부분의 웹메일에 사용되는 센드메일이나 큐메일이 아닌 전혀 다른 멀티 e메일 엔진이다. 그는 13세에 정보처리기능사 2급을 취득할 정도로 정보통신과 컴퓨터 분야에서 남다른 재주를 보여왔던 인물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글로닷컴의 자국어 e메일 엔진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메신저

 메신저는 지난 96년 미국의 ICQ가 국내에 보급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AOL, MSN 등이 그 뒤를 이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소프트메신저를 포함해 다양한 메신저들이 선보였고 현재는 다음·야후·드림위즈·프리챌 등 주요 포털업체들이 자신들만의 메신저를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다.

 메신저의 가장 큰 문제는 표준화된 프로토콜의 부재로 인해 서로 다른 메신저간에는 연동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서로 다른 메신저간의 호환성 확보에 개발력이 집중되고 있다.

 이태호 KTH 아이맨 기획팀장(34)은 지난 96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과 공동으로 삐삐 메일알림서비스인 방울편지서비스를 기획했으며 99년에는 유무선통합 커뮤니케이션툴인 아이맨 메신저를 기획해 주목받았다. 아이맨은 폴더 단위의 파일 전송과 파일 공유 및 음성·영상 채팅 등 여타 메신저와 차별된 기능을 통해 짧은 기간에 400만명이라는 사용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부터 선보일 대용량 메일 및 파일전송 서비스 아이디스크를 통해 수익모델 발굴에 탁월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PDA에서 이용 가능한 무선 버전 등의 개발을 진두지휘해 이달말 KTF 멀티팩 단말기를 통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세용 울타리정보통신 사장(29)은 자사의 사이트메신저 엔진을 이용해 주요 기업체의 온라인 입찰 시스템을 구축,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1년 현대건설과 올해 롯데백화점에 각각 자사의 메신저 엔진으로 온라인입찰시스템을 구축한 것.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들어선 브라질 어스피디사, 중국 선양영인유한공사 등 해외로 수출도 했다. 최근에는 기업들의 메신저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인트라넷에서 운용되는 기업용 메신저인 앳메신저를 선보인 바 있다.

 남동우 사이먼트씨엠 개발팀장(28)은 우송대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증권정보기술에서 모의 증권투자솔루션과 국내 최초의 EJB 기반 증권솔루션을 개발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사이먼트씨엠 입사 후에는 휴대폰용 유무선 연동 통합 메신저인 로줄 메신저를 개발해 LG텔레콤과 KTF 등에 공급했고 정부주도로 추진중인 모바일표준플랫폼(WIPI)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