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이 KT·SK텔레콤 등 기간통신사업자들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초고속인터넷 및 이동통신 분야에서 국내 통신산업의 위상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세계 통신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통신장비업체와 기간통신사업자의 해외 동반진출은 이미 세계적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기간통신사업자들의 브랜드 효과를 중소전문업체들인 장비업체들이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신규 시장 개척은 물론 대규모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ADSL 등 네트워크장비와 이동통신시스템이 반도체·휴대폰에 이어 차세대 수출유망 품목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ADSL장비 생산업체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ADSL망 구축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KT와 공동으로 세계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네트웍스 등 20여개 초고속인터넷장비 업체들은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인 KT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 브로드밴드의 본고장인 미국에 진출한 것을 비롯해 대만·일본·중국·베트남 등에 동반 진출, 국산 초고속인터넷 기술의 성가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초 대만의 중화텔레콤이 실시한 입찰에서 KT 글로벌사업단과의 공동 마케팅에 힘입어 세계 유수의 통신장비업체들을 제치고 116만회선 규모의 ADSL장비 공급계약을 체결, 세계 ADSL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또 네온게이트는 KT와 공동으로 미국 덱스트라넷에 1700만달러 규모의 초고속인터넷장비와 홈LAN장비를 수출하는 데 성공했으며 사이텍소프트는 지난달말 KT와 함께 일본 통신사업자에 ADSL솔루션을 공급키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해동정보통신·주인네트·이지씨앤씨 등 통신 및 방송관련 벤처기업들은 지난달 KT와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멀티미디어전송시스템(MDS)을 세계시장에 공급키로 했다. 이번 MOU 교환에 따라 KT 글로벌사업단은 솔루션의 해외 영업을 전담하고 KT의 콘텐츠딜리버리네트워크(CDN) 플랫폼 기술을 제공하는 한편 벤처3사 컨소시엄은 인터넷방송 관련 장비 및 솔루션을 공급해 내년말까지 해외시장에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키로 했다.
이동통신시장에서는 장비업체와 SK텔레콤의 동반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LG전자와 동아일렉콤은 지난 2000년 SK텔레콤과 공동으로 싱가포르에 SLD텔레콤을 설립, 동남아 CDMA시장 공략에 나서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에서 잇따라 이동전화사업권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LG전자는 지난 6월에는 SK텔레콤과 업무협조를 통해 베트남에 3500만달러 규모의 통신장비를 수출하는 실적을 올려 앞으로 장비업체와 기간통신사업자간 공조체제 구축이 확산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KT와 SK텔레콤 외에 또다른 기간통신사업자인 하나로통신도 최근 해외사업 활성화를 위해 해외사업팀을 신설, 초고속인터넷과 운용시스템·컨설팅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장비 및 솔루션 업체와 공동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앞으로 장비업체와 통신사업자들의 업무제휴를 통한 해외 동반진출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