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의 글로벌 경영 정신을 되살려 대우전자를 세계적 가전업체로 키울 생각입니다.”
오는 10월 중순 사명 변경을 계기로 ‘환골탈태’, 제2의 대우전자 신화 탄생을 겨냥하고 있는 김충훈 신임 대우모터공업 사장(57)이 본격적인 해외 행보에 나섰다.
그는 취임 한달만인 지난 9월 1일 중동 두바이로 날아가 중동사업단 관계자들과 주요 딜러들을 만났다. 향후 구조조정 및 투자계획, 시제품 출시 일정 등을 소개하는 등 구체적인 대우전자 회생플랜을 알리는데 나흘을 보냈다. 5일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날아가 사흘간 유럽사업단 관계자와 딜러들을 접촉했다. 여기서도 김 사장은 대우전자의 미래상을 강조하고 시장전략을 논의하는 강행군을 거듭했다.
구조조정의 밑그림이 완성된 가운데 이뤄지고 있는 그의 해외 행보 배경에는 거물 바이어들은 물론 현지 사정을 잘 알아야 한다는 글로벌주의, 현장주의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주 일요일 두바이에서 시작한 그의 해외시장 개척 행보는 추석 이후 미주지역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후 아시아권과 국내조직정비에 따른 최종 점검이 이뤄질 계획이다.
그는 73년 대우실업에 입사해 대우맨으로 성장하면서 대우전자 아시아 총괄담당으로 일하다가 효성으로 떠났다. 7년만에 복귀해 친정의 재건 특명을 받은 만큼 그의 글로벌 행보는 어쩌면 당연한 모습으로 비친다.
김 사장은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에서 중미사업단과의 만남을 통해 해외사업을 매듭짓는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그의 행보는 대우실업에 입사해 미국 뉴저지지사와 중동 주재근무를 거쳐 대우전자 파리법인 겸 구주본부장, 대우전자 아시아지역 총괄 담당을 맡았던 자신의 해외 근무 편력과도 상당히 일치한다.
그의 비전은 지난주 두바이에서 중동지역 딜러들에게 밝힌 내용으로 압축된다. “대우전자는 2005년 연매출 3조4000억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면서 수년내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글로벌마켓 중시 행보는 지난 1년간 하이마트와의 분쟁으로 인해 약화된 대우의 내수시장 입지약화를 극복하겠다는 또 다른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