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부품 상가를 대표하는 용산전자상가에 CPU, 메모리, 윈도 등 정품 부품과 소프트웨어 사용이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등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코다, 컴퓨존, 이지가이드, 와바컴 등 용산을 대표하는 온·오프라인 쇼핑몰 27개사는 최근 컴퓨터전자상거래연합회(회장 이용수)를 설립하고 카드 부정사용 피해대책 마련, 무자료 거래업체들에 대한 대응 등 쇼핑몰들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우선 최근 급증하고 있는 카드 부정 사용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연합회 주도로 카드사 및 지불대행업체들과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연합회가 설립되면서 회원사들이 CPU, 램 등의 공동구매에 나서고 있는 점이다. 최근 컴퓨터 전문 쇼핑몰들이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개정되면서 부품판매시 카드판매가와 현금판매가를 동일하게 적용하기 시작했으나 아직도 가격비교사이트 등에 올라오는 상당수 제품이 부가가치세 등을 판매의 할인수단으로 이용하는 등 편법 거래가 지속되고 있어 연합회 회원사가 힘을 합쳐 공동 대응키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연합회는 우선 대표적 PC 부품인 CPU와 램 등을 정식 대리점을 통해 공동구매, 부품 매입가를 인하하는 효과를 거두는 한편 회원사간에는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정상적 유통질서 확립에 힘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연합회는 이미 이달 초부터 CPU의 경우 인텔의 공식 대리점인 인텍앤컴퍼니를 통해 CPU 공동구매에 나섰으며 향후 공동구매 품목을 메모리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연합회의 관계자는 “그동안 용산 부품시장은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며 제품 판매시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마저 할인 대상으로 삼아 경쟁에 나서는 등 무자료 거래가 암암리에 일반화된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용산에서도 자료 거래 및 정품 사용이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의 자체적인 움직임과 함께 최근 (주)마이크로소프트(대표 고현진)와 인텍앤컴퍼니(대표 조덕현)도 용산에 공동으로 조립PC 업체 지원을 위한 마이크로소프트 시스템 빌더 지원센터(MSBZone)를 설립키로 해 주목받고 있다.
MSBZone(http://www.msbzone.co.kr)은 13일 용산 선인상가 2층에 정식 오픈되며 조립PC 판매업체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MS 정품 SW를 탑재한 조립PC를 판매할 경우 PC 한대당 약 1만5000원 상당의 포인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양사는 마스존에서 서비스하는 1년 기한의 온라인 AS 사용권까지 무상으로 제공해 조립PC 업체들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AS까지 지원하는 등 정품 윈도 사용 확대를 위한 파격적인 조립PC 업체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인텍앤컴퍼니 강균일 이사는 “그동안 용산의 조립PC 시장에서는 정품 윈도의 탑재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이번 MSBZone의 오픈으로 조립PC 업체들에도 실제적으로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정품 판매가 확대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했다”며 “컴퓨터 전문 쇼핑몰의 성장, 카드가·현금가 동일 판매 확대 등으로 최근 용산시장에서도 정품 사용과 자료 거래가 확산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