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이드게임기 심의기준 완화 논란

 영상물등급위원회(위원장 김수용)가 오락실용 화투와 포커류의 게임기에 부가게임으로 카지노용 릴 게임을 허용키로 하는 등 아케이드 게임기 심의기준의 대폭 완화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영등위는 11일 아케이드 게임기에 대한 심의기준을 대폭 완화한 ‘등급분류 세부적용 기준 개정안’을 마련하고 공청회를 개최했다. 개정안에서 영등위는 화투 또는 포커류의 성인용 게임기에 부가게임으로 릴 게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아울러 메달게임기에도 화투와 포커류의 부가게임을 허용키로 했으며 현행 1회 게임에 대한 경품 누적점수를 5000원에서 2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문화관광부가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등에관한법률 개정을 통해 모든 일반게임장에 18세이용가(성인용) 게임기를 최대 60%까지 설치할 수 있게 한 상태에서 이번에 영등위가 성인용 게임기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함으로써 자칫 청소년의 놀이공간인 게임장이 성인들을 위한 장소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지적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일반게임장에 성인용 게임기를 최대 60%까지 설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미 게임장이 성인용 게임기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태여서 영등위의 이번 등급분류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청소년들의 공간이었던 게임장이 성인들을 위한 장소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영등위의 방침에 대해 청소년용게임기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와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서 시행과정에서 온라인게임등급제와 마찬가치로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게임장이 성인용 장소로 완전히 자리잡게 되는 것으로 더이상 청소년용 게임기를 개발하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YMCA의 관계자도 “개정안은 게임개발사들이 악용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며 특히 건전한 게임기들이 게임장에 들어가기 힘들게 될 수 있는 등 규제완화가 오히려 불건전한 방향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며 “다른 시민단체와 논의를 통해 공동대응 여부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