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단말기 연구개발(R&D)업체들이 ‘황금시대’를 맞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반 생산업체와 달리 제조라인없이 단말기 모델을 개발해 공급하는 기가텔레콤·벨웨이브·인터큐브 등 R&D 전문업체들이 중국 등 해외시장을 발판으로 최대실적·코스닥등록·해외진출 등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이 이동전화단말기에 관한 독자브랜드·ODM·OEM 등 멀티플레이어로 성장하는 동안 쌓은 브랜드를 적극 활용해 메이저업체들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주로 중국과 남미지역에 CDMA 연구개발 모델을 수출하는 기가텔레콤(대표 김호영 http://www.gigatelecom.com)은 오는 11월 이동전화단말기 R&D전문업체로는 처음으로 코스닥등록을 앞두고 투자설명회(IR)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공모금액은 50억∼1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의 CDMA 시장이 차츰 성장세로 돌아서면서 수출 물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 매출 400억원, 당기순이익 30억원의 목표실적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호영 사장은 “코스닥등록으로 회사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해외시장에서 신뢰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CDMA 단말기 시장의 확대로 매년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로 창업 3주년을 맞은 벨웨이브(대표 양기곤 http://www.bellwave.co.kr)는 국내보다 중국에서 오히려 더 유명한 회사다. 지난해 한국의 브이케이와 중국의 아모이소닉사에 공급한 GSM 방식의 듀얼 LCD폴더 휴대폰인 판다시리즈는 현재 중국에서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올해 중국의 GSM 시장에서 벨웨이브가 개발한 제품이 100만대 정도 팔릴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봤다. 벨웨이브는 최근 산업자원부가 집계한 ‘5월 중 10대 벤처기업 수출실적’ 순위에서 한달간 590만달러를 수출, 5위를 차지했다.
양기곤 사장은 “R&D업체들이 CDMA는 물론 GSM단말기까지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수출물량을 늘려가고 있다”며 “제조업체와 달리 로열티에 대한 부담마저 없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큐브(대표 강원희 http://www.intercube.co.kr)는 최근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관심을 모았다. 이동전화단말기 R&D업체로는 처음으로 직접 해외진출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강원희 사장은 “단일국가로는 최대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인 중국의 고객요구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돼 제품경쟁력 및 수출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중국 현지법인을 중화권 수출 모델을 개발하는 R&D센터로 육성할 예정이며 생산법인으로의 전환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큐브는 지난 8월 중국의 CEC모바일 및 서우신과 컬러CDMA 단말기 33만대 공급 계약을 시작으로 GSM 단말기 분야까지 시장을 확대해 올해 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