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업계가 사용전압을 기존 14V에서 42V로 승압시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부품업계가 관련 부품 및 시스템 개발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연료전지 자동차 등 환경친화적인 첨단 자동차에 대한 연구개발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기술개발 정도가 미진하고 생산비용이 지나치게 높아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압 자동차의 상용화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델파이·닛폰덴소·컨티넨탈·발레오 등 자동차 관련 부품업계는 고전압 체계시스템을 구성하는 모터 등의 핵심 부품과 엔진컨트롤유닛(ECU) 등의 통합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GM·포드·도요타·닛산·혼다·벤츠·르노·폴크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은 이들 부품과 시스템을 적용한 상용차 개발 및 국제적인 표준화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이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9월 42V 고전압 체계를 적용해 세계 최초로 고전압 상용차 ‘크라운3.0’을 선보였다. 이 차는 스타터와 얼터네이터가 일체화돼 있으며, 얼터네이터는 기존 12V 차량의 출력에 비해 2배 정도 향상된 3㎾의 출력을 발휘할 수 있다.
도요타는 이어 자동차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배터리 및 ISG(Integrated Starter and Generator)의 기술연구도 진행하고 있으며 닛산은 내년말 42V 고전압 체계 부품 및 시스템을 장착한 자동차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미국도 전세계 유수의 완성차 및 부품업체로 결성된 MIT 컨소시엄을 가동, ISO 국제 표준화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유럽은 독일·프랑스 자동차 회사가 주도하고 있는 ‘Forum Bordnertz’ 컨소시엄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도 선진국보다 한발 늦었지만 최근 관련 기술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동양기전·네스·현대에너셀 등 국내 자동차 관련업체들은 부품 및 상용차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도 4분기에 42V 고전압용 자동차에 장착이 가능한 부품 및 시스템 개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동차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42V 고전압 체계를 이용한 자동차의 상용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하지만 국내 고전압 자동차 상용화는 선진국에 비해 5년 정도 뒤진 200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