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함께 태국과 인도가 국내 가전업계 글로벌화 전략 추진의 3대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1일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중국시장 위주로 이뤄졌던 대아시아시장 전략이 태국, 인도까지 포괄하는 3대 판매 생산거점 중심으로 형성되는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업계는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으로 올들어 불안해진 원화환율 상황 등의 변수 외에 △아시아지역 수요 급속확산세를 반영한 수요확대 대응 및 관련 물류비 절감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의한 관세장벽 해소 등을 꼽고 있다. 특히 업계는 히타치, 도시바, 마쓰시타 등 일본가전업계가 지난해 수천억엔씩의 적자를 기록해 투자여력을 잃은 점을 감안, 일본가전업체들 대신 동남아시장 생산판매 거점의 최적기로 보고 있어 향후 투자확대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대우전자 등이 중국시장에 대한 투자 외에 태국과 인도를 축으로 한 아시아국가 대상의 생산기지 증설, 영업법인 신설 및 마케팅 확대, 물류기지 확보 노력 등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태국을 종합가전 단지를 육성키로 하고 인도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태국시장에 연내 약 3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생산시설 확충을 본격화한다.
삼성은 지난 89년 말레이시아에 세운 전자레인지 생산라인을 태국 스리라차춘부리에 이전 증설하며 수원 전자레인지 생산라인 중 일부를 태국으로 이전, 태국을 전자레인지 분야의 핵심기지로 육성한다. 삼성은 또 최근 인도 노이다 소재 컬러TV, 전자레인지, 냉장고 생산라인에 144억원을 직접 투자해 가전 생산라인 증설에 나섰다.
LG전자도 중국시장에서 디지털TV는 물론 냉장고, 세탁기를 중심으로 생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데 이어 태국시장을 중국에 이은 아시아 최대의 세탁기 공급기지로 육성하고 있다. LG는 중국 난징에서 연간 5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지만 태국 파타야 생산기지에서 연간 80∼90만대 규모의 세탁기 생산기지를 확보해 아시아권역 수요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연간 40만대 규모의 냉장고 생산시설을 갖춰 연간 25만대를 생산하는 중국 이외에 아시아지역 수출시장 확대를 위한 생산시설을 마무리해 놓고 있다.
대우전자도 기존 중국의 톈진, 선전, 웨이하이 등에 오디오, 에어컨 공장 등을 유지하면서 최근 잠재적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 대한 공략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는 태국의 세탁기 공장유지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가운데 인도 푸네 소재의 냉장고 생산기지를 축으로 한 아시아권 공략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