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와 스마트카드 등 차세대 지불결제 시장 주도권을 놓고 비자인터내셔널과 경쟁해왔던 마스타카드의 e비즈니스 전략이 혼선을 빚고 있다. 한때 비자의 전략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가 최근 다시 독자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등 행보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회원사 및 협력사들도 이렇다할 지원을 받지 못한채 혼란을 겪고 있다.
마스타카드는 11일 자체개발한 전자상거래 지불보안용 인증 프로그램 ‘UCAF’를 베리사인과 손잡고 회원사와 온라인쇼핑몰에 대대적으로 보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UCAF는 마스타카드가 개발한 ‘SPA’ 지불보안 솔루션의 카드소지자 인증용 데이터 필드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 7월 본사 차원에서 비공개 합의를 통해 비자의 전자상거래지불보안프로그램인 ‘비자안전지불서비스’를 수용키로 한 바 있다. 당시 마스타카드는 SPA의 보급·이용 실적이 미미한 데 비해 비자안전지불서비스의 사업화 성공사례가 잇따르자 이같은 물밑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SPA는 출시한 지 1년이 넘도록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시범사업조차 추진된 적이 없다.
반면 비자안전지불서비스는 삼성·LG·국민·비씨 등 9개 주요 카드사와 삼성몰 등 20개 인터넷 쇼핑몰, 이니시스 등 10여개 주요 지불게이트웨이(PG)업체를 대상으로 이미 상용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SPA는 시범사업은 물론 프로그램 보급방안조차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본사의 회원사 지원정책이 국내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마스타의 스마트카드 전략도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자체 플랫폼 ‘멀토스’를 고수해왔던 마스타카드는 지난 2000년 비자의 ‘자바오픈플랫폼’을 수용키로 하고, 표준화기구인 글로벌플랫폼에 가입했다. 그러나 국내에선 여전히 멀토스만을 보급하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며, 특히 KTF와 제휴를 맺고 추진하고 있는 휴대폰 내장형 칩카드 사업에서도 뚜렷한 지원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KTF 측은 “비자가 SK텔레콤과 공동사업을 전개하는 것과 달리 마스타카드는 단지 브랜드만 빌려주는 데 그치고 있다”면서 “본사와 지사간 정책혼선탓에 협력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