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신천지 아프리카

 ◆니트젠테크놀러지스(엔피아 사업부문) 사장 윤기주 kjyoon@enpia.net

 유럽을 거쳐 24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먼 곳. 여기에 황금해안(gold coast)으로 불렸던 가나공화국이 있다. 면적은 한반도보다 조금 넓은 반면 인구는 2000만명 수준인데 코코아와 함께 금·보크사이트 같은 지하자원이 풍부하다. 지금 이 나라는 초고속망·국가정보망 같은 정보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우리를 포함한 외국의 전문가들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가나를 몇 차례 왕복하면서 나는 왜 우리 IT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물불을 안 가리고 엄청난 투자를 주저하지 않으면서도 아프리카에는 별 매력을 못 느낄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아프리카 하면 그저 사막과 빈곤만이 떠오를 뿐 문화도 낯설고 길도 멀 뿐만 아니라 경제 규모나 사회적 환경으로 볼 때 IT 투자나 구매에 대한 여력이 전혀 없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을 따져보면 아프리카도 우리가 진출할 매력이 충분히 넘치는 곳이다. 가나만 하더라도 수도인 아크라 등 주요 대도시 주민들은 이미 IT에 대해 친숙할 뿐만 아니라 그 필요성에 대한 정서도 확실하다. 이들 주민의 20∼30%는 대부분 유럽이나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온 엘리트들이며, 교육열도 높아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다.

 그렇지만 가나는 이제야 전국 단위의 전화선이 포설되고 있는 실정인 만큼 정보화 인프라, 지식,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그래서 초고속망을 우선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국가정보망을 구축하겠다는 플랜의 입안부터 선발 국가 전문가들의 참여가 가능한 것이다. 이 과정에 적극적으로 간여할 경우 망 구축부터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우리 제품이 들어갈 수 있게 될 것이다.

거대한 인구, 친숙한 문화 그리고 가까운 거리라는 이점 때문에 우리 IT기업들이 중국 진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투자하는 노력에 비례한 과실을 얻고 있는지, 얻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가는 길이 좀 멀고 낯설기는 하더라도 ‘IT 해외 진출의 신천지’인 아프리카에도 좀 더 적극적인 시각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