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17인치 TFT LCD 시장 경쟁 `불꽃 레이스`

 세계 최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업체인 삼성전자가 이달말 5세대 라인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올들어 주력 시장으로 부상한 모니터용 17인치 시장을 놓고 관련 기업간의 경쟁 열기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기존 천안 4세대 라인(730×920㎜)의 생산 구조를 기존 15인치 위주에서 17인치로 전환한데다 이번 1단계(페이즈1) 5세대 라인(1100×1250㎜)을 17인치 중심으로 운용, 후발 업체들의 추격을 완전히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측은 “17인치가 15인치를 밀어내고 모니터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으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5세대 라인은 가장 ‘인기있는(popular)’ 제품을 생산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어서 적어도 60∼70%는 17인치용으로 할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이 이처럼 5세대 가동을 계기로 17인치 부문을 더욱 강화하고 나섬에 따라 AUO·치메이(CMO) 등 대만의 주요 TFT LCD업체들의 반격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들 업체는 이에 따라 기존 4세대 라인을 17인치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한편 17인치에 초점을 둔 5세대 라인 셋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필립스LCD·하이디스 등 국내 업체들도 삼성의 독주를 좌시하지만은 않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하이디스는 모니터용 15인치를 생산을 중단하고 이천공장의 3.5세대 라인(620×720㎜)을 17인치 전용라인으로 돌렸다. LG필립스도 17인치 모델개발과 5세대 전용라인(1100×1250㎜)을 서둘러 구축, 내년부터 이 시장에 본격 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4분기부터 세계 17인치 TFT LCD 시장은 삼성전자의 초강세 속에서 대만의 AUO와 치메이, 한국 하이디스 등이 추격하는 치열한 4파전의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이어 내년엔 CPT·한스타·퀀타 등 대만의 1∼2개와 LG필립스가 본격 가세해 더욱 복잡한 경쟁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LG필립스측은 이와 관련, “그동안 모니터용은 15인치와 전문가용 18.1인치에 주력했으나 17인치 시장이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 17인치에도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며 “삼성이 부동의 1위임에 틀림없지만 자체 모니터사업부 수요(캡티브)가 많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5인치에 비해 17인치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고, 시장 자체가 뜨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시장에서의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질 것”이라며 “경쟁이 가열될수록 공급가격이 낮아져 결국 17인치가 모니터 시장의 실세로 등극하는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