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타이틀 판매시장에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들어 DVD타이틀 판매가 크게 늘고 있지만 증가량 대부분이 대박급 타이틀에 의해 이뤄지고 있을 뿐 나머지 DVD타이틀의 개별 판매수량은 기존 평균 판매치와 엇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치고 있다.
◇팔리는 것만 팔린다=현재 월 평균 DVD 출시편수는 200∼250여종. 하지만 소위 ‘팔린다’라고 말할만한 타이틀수는 10% 수준인 20∼30여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서도 대박급으로 분류되는 7∼10종의 타이틀이 전체 수요의 상당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DVD쇼핑몰인 파파DVD의 김종래 사장은 “상위 5% 미만의 타이틀이 DVD 판매시장을 주도하고 있을 뿐 나머지 90% 가량의 타이틀은 출시 자체에 의미를 두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들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반지의 제왕 등 대박급 타이틀이 많이 나오면서 A급 타이틀의 평균 판매량이 기존 2만장 안팎에서 3만∼4만장으로 높아지고 있다. 또 8만∼10만장을 돌파하는 타이틀까지 나오고 있어 DVD시장의 최고 판매기록도 다시 쓰여지고 있다.
이에 반해 중급 수준의 타이틀이나 소장성이 약간 떨어지는 타이틀의 경우는 오히려 매기가 끊기고 있다. 다음미디어의 손학락 사장은 “이전에는 B급 타이틀이라 하더라도 기본 500∼700여장의 최소 판매량은 유지됐지만 최근에는 200∼300장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요즘 분위기를 전했다.
◇출시편수에 비해 판매 증가량 못미쳐= DVD타이틀 출시편수가 크게 늘어난데 비해 판매량은 비례 증가하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DVD타이틀 출시는 50편에서 4∼5배 가량 늘었으나 판매시장은 2∼3배 정도 확대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늘어난 증가분을 상위 대박급 타이틀 5% 정도가 독식하다보니 나머지 타이틀의 매기는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대박급 타이틀의 상당수가 워너, 브에나비스타, 콜럼비아 등 메이저 직배사에 의해 출시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판매성적은 상대적으로 더 저조한 상황.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배나 높아진 판권료와 스페셜피처 강화로 늘어난 제작비용까지 감안하면 1개 타이틀을 통해 올릴 수 있는 제작사의 부가가치는 오히려 악화됐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이는 여전히 DVD타이틀 수요층이 일부 마니아층 위주로 형성돼 있는 점과 소장성을 위주로 판매시장만이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비롯되고 있다.
◇대여시장 생성 불가피=따라서 이 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여시장의 형성과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판매 위주의 시장으로는 대부분의 DVD타이틀이 제작비도 건지지 못한채 창고에 쌓이게 되는 상황이 불가피하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디오의 경우 아무리 수준 낮은 타이틀이라 할지라도 기본 대여물량이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판매 기복은 발생하지 않는다”며 “판매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90%의 DVD타이틀이 시장성을 갖기 위해서는 대여시장 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판매용 타이틀은 소장가치를 더욱 높이고 반대로 대여용 타이틀은 영화 본편만 수록하는 등의 차별화된 방식을 통해 판매시장과 대여시장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