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은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로 유명하다. 이 회사의 높은 기술력은 최근 전세계 이통 서비스 업체들이 발주하는 제3세대(G) 장비 시장의 약 50%를 독식하고 있는 데에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전세계적인 경제불황의 여파로 이통 서비스 업체들이 3G 투자를 잇달아 연기하면서 에릭슨이 3G 사업에서 흑자를 내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가트너 그룹 등 정보기술(IT) 컨설팅 분야에서 활약하는 통신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에릭슨의 3G 사업이 경상이익(operating profit)을 내는 시기를 설문조사한 결과 무려 5명이 오는 ‘2004년’, 나머지 한 명은 ‘2005년’이라고 각각 대답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3월에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는 에릭슨의 3G 사업 흑자전환 시기를 오는 2003년으로 전망했었다.
알프레드 버그의 통신 애널리스트 인지 헤이돈은 “당시까지만 해도 전세계 이통 업체들의 3G 투자계획이 이처럼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최근 이통 시장의 돌발적인 변수 때문에 에릭슨의 흑자전환 시기를 1년 정도 더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는 2003년 에릭슨이 7억4500만달러(약 894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통신 전문가들의 에릭슨에 대한 비관적인 평가는 최근 핀란드 노키아와 캐나다 노텔 등 주요 통신장비 업체들이 수요부진을 이유로 3분기 예상 매출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면서 구조조정을 위해 감원을 단행하고 있는 것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 이통 업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불황의 깊이를 가늠해 불 수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