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MD CPU 가격인하 불구 시장은 여전히 `찬바람`

 인텔과 AMD가 컴퓨터중앙처리장치(CPU) 가격을 대대적으로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관련 업체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인텔은 지난 2일 데스크톱PC용 2.4㎓ 펜티엄4 프로세서 가격을 최대 52% 내리는 등 CPU 가격을 인하했다. 또 AMD도 지난달 신제품인 애슬론 XP2400+, 2600+를 발표하면서 하위 제품군인 2200+를 20% 인하하는 등 수요 견인을 위해 적극적인 가격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잇따른 가격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차가운 실정이다. 특히 양사는 이번 가격인하를 통해 고클록 제품으로 구매패턴이 이동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유통 시장에서는 인텔의 1.8㎓, AMD의 1800+ 등 중간 클록 제품이 여전히 주력제품으로 팔리고 있다.

 특히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며 인텔과 AMD의 국내 대리점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CPU 품목은 메모리와 함께 제품의 크기에 비해 가격이 고가이고 현금성도 뛰어나 유통업체 사이에서 가장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올 상반기 인텔과 AMD의 공식 대리점들은 CPU 유통 분야에서 모두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영업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인텔의 공식 대리점인 삼테크·인텍앤컴퍼니·제이씨현시스템 등은 올 상반기 CPU 유통 부문에서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올초 CPU AS 문제로 파동을 겪은 AMD 대리점들은 유통시장의 판매량이 급감해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해 대리점의 관계자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CPU 공급 과잉이 적체되면서 가격 구조가 무너져 대리점이 공급받는 가격이 시장에서 유통되는 그레이제품 가격보다도 비싸기 때문에 사실상 적자판매를 감수하고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그마저도 수요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매출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CPU 유통 부문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자 인텔과 AMD의 공식 대리점들은 유통사업 다각화를 통해 CPU 분야의 부진을 만회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삼테크는 LSI·LCD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인텍앤컴퍼니는 마이크로스프트의 윈도 등 소프트웨어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최근 PC경기 둔화와 함께 유통업체들도 PC부품 유통에서 탈피해 PC부품 외 분야로의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4분기 PC시장의 수요 회복전망도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올해 전체 매출에서 CPU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