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우선의 법칙> 빌 비숍 지음, 김승욱 옮김, 경영정신 펴냄.
- 쓰리알소프트 유병선 사장(jeason@3rsoft.com)
오늘날의 세상은 현기증을 일으킬 만큼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이 아니라 ‘눈 깜빡할 사이’에 개인적인 환경은 물론 경제·문화·기술 등 모든 환경이 변화라는 해일 속에 휩쓸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주목할 점은 ‘변화의 대상’뿐만 아니라 ‘변화의 속도’ 자체도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것이 ‘가속의 가속화’가 되는 시점에서 사업구조의 변화를 넘어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관계우선의 법칙’은 오래 전부터 신기술, 특히 정보기술을 기업 환경에 알맞게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온 빌 비숍이 저술한 책으로 그는 21세기 마케팅의 출발은 제품이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라고 말한다.
이 책은 ‘관계우선의 법칙’을 소개하고 이 법칙을 현실에 어떻게 적용시켜야 할지를 단계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
15년 동안 1800여개의 기업을 컨설팅한 지은이는 그 기업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기업 현장에서 효과가 입증된 사례들을 제시한다.
효과적인 전략 개발을 위한 팀을 만들 것, 시장성이 높은 고객 유형을 신중하게 선택할 것, 고객 유형에 맞는 독특한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것, 잠재 고객에게 유용한 것을 제공할 것 등 12가지 전략을 알려준다.
현재보다 상대적으로 변화 속도가 느리고 고객이 인터넷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쉽게 정보를 얻지 못하고 경쟁이 비교적 치열하지 않았던 때에는 훌륭한 제품을 만들면 성공하는 이른바 ‘제품우선의 법칙’이 통하던 시대였다.
그러나 현재는 자고 일어나면 신제품이 출시돼 있고 고객은 모든 정보에 노출이 돼 있기 때문에 더이상 제품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변화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워질 것이다.
여기에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관계우선의 법칙’이다. ‘관계우선의 법칙’이란 제품이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에 중점을 두는 마케팅 전략이다. 이 법칙에서는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독특한 가치를 지닌 상품=성공’이라는 공식을 적용한다.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다양한 취향과 욕구를 가진 특정 유형의 고객 중심으로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유형의 고객에게 독특한 가치를 지닌 상품·서비스·정보를 꾸준히 제공하고 아울러 고객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함으로써 가치있는 관계와 신뢰감을 쌓아야만 21세기에 번영하는 전략적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떠한 제품을 만들것인가’를 생각하기 이전에 ‘어떠한 고객이 어떠한 것을 원하는가’를 먼저 생각하고 고객이 원하는 가치 중심으로 독특한 가치를 지닌 상품을 만든다면 전략적이고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IT 벤처기업들이 변화의 속도를 읽지 못하고 점점 뒤처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고객과의 관계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파악하지 못함이 원인이 아닌가 한다. 고객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미리 준비해 고객이 먼저 기업을 찾아오게 한다면 그 기업은 좋은 기업을 넘어 고객의 가치를 생각하는 위대한 전략적인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