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0주년특집>CEO 내년 경기전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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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조정 및 신규투자분야

 산업 전반에 걸쳐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 바람은 IT업계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사업 재조정이나 인력 재배치,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이 이루어진 비율은 45.1%에 이르고 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인터넷 분야가 구조조정이 이루어진 비율이 57.1%로 가장 높았고 가전산업 분야는 35.0%로 가장 낮았다.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회사의 구조조정 비율은 42.3%, 운영하지 않는 회사의 구조조정 비율은 53.9%로 공장을 운영하지 않는 회사의 구조조정 비율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조조정을 실시한 91개사의 구조조정 목적을 살펴보면 ‘인력감축 및 인력 재배치’가 47.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사업 재조정’이 33.3%로 나타나 두가지 목적이 전체의 81.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분사’는 7.3%, ‘M&A’는 7.2%, ‘매각’은 1.5% 등의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인터넷산업과 반도체·부품산업, 컴퓨터, 산업전자 등의 업계는 ‘인력 감축 및 인력 재배치’를 가장 큰 이유로 들었으며 가전산업은 사업 재조정이 가장 큰 목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정보통신업계는 또 앞으로 연구개발 분야에 사력을 결집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1년 동안의 신규투자 중점분야를 조사한 결과 내년 상반기까지 연구개발에 중점 투자하겠다는 비율이 전체의 37.9%인 것으로 집계됐다. 두번째는 인력양성으로 20.4%였으며 설비투자는 18.9%, 해외시장 개척은 16.9%였다. 그러나 정보화 부문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하겠다는 업체의 비율은 가장 낮은 4.0%에 불과했는데 이는 타 산업에 비해 전자·정보통신업계가 정보화부문에서 이미 상당수준 앞서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점 신규투자 부문을 업종별로 보면 정보통신·인터넷업계는 연구개발(46.6%), 설비투자(28.6%), 인력양성(14.3%) 순이었고 산업전자업계는 연구개발(50.0%), 해외시장 개척(31.8%) 순이었다. 반면 소프트웨어·SI·게임·영상업계와 유통업계는 인력양성이 각각 53.6%와 60.0%로 가장 높게 집계돼 다른 분야에 비해 전문인력 부족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쟁력확보방안

 IT업계 CEO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대외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마케팅경쟁력 강화와 품질향상을 꼽았다. 지난해 응답내용을 올해와 비교해보면 ‘마케팅력의 강화’의 경우 지난해 22.5%에서 올해 25.0%로 높아졌으며 두번째 주요 과제로 집계된 ‘품질향상’도 지난해 21.1%에서 18.3%로 20% 전후를 유지, 지난해에 비해 마케팅력의 강화가 한층 더 중시된 것으로 나타난다. ‘마케팅력의 강화’와 ‘품질향상’ 이외에도 올해 응답자들은 ‘기술인력(14.3%)’, ‘가격 경쟁력(13.7%)’ 등이 경쟁력확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나머지는 ‘시장의 다변화’가 9.2%, ‘시장개척’ 8.5%, ‘수출 확대’ 7.8%, ‘자금력’ 3.3% 등의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인터넷의 경우 마케팅력 강화(25.0%)와 품질향상(25.0%)이 대외경쟁력 확보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혔으며 가전산업은 기술인력(30.0%), 가격경쟁력(15.0%) 순이었다. 반도체·부품산업은 가격경쟁력(26.8%)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으며 산업전자는 품질향상(31.8%)이 최우선 과제로 지적됐다. 이 밖에 컴퓨터, 소프트웨어·SI·게임·영상, 유통업계는 모두 마케팅력 강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응답했다. 지난해의 경우 ‘품질향상’을 주요 과제로 응답한 업종이 반도체·부품(30.6%), 산업전자(45.8%), 컴퓨터(28.6%) 순이었으나 올해는 정보통신·인터넷(25.%)과 산업전자(31.8%)분야로 나타났다.

 특히 IT분야 수출업체들은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마케팅력(영업력)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업체 가운데 향후 ‘마케팅분야’에 가장 중점을 둘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74.4%(복수응답)로 가장 높았으며 ‘신제품 개발’이 51.1%로 두번째, ‘현지바이어 발굴’ 32.7%, ‘현지공장 건설’ 17.8% 순이었다.

 한편 경기침체의 장기적 대책에 대해 IT업계는 해외시장 공략(14.3%), 지속적인 신규 아이템의 출시(13.7%), 시장의 다변화(10.5%), 원가절감 구축(9.8%), 신기술 개발(8.5%) 등의 순으로 답해 경기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IT업체들이 우선시하는 것은 해외시장 개척과 제품 개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 축구가 IT에 미친 영향

 IT업계 CEO들은 2002 한일 월드컵 축구가 국내 IT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나 체감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월드컵 축구의 영향 정도를 100점으로 환산할 경우(거의 영향이 없다 0점, 약간의 영향 25점, 어느 정도의 영향 50점, 상당히 큰 영향 75점, 아주 큰 영향 100점) 평균 53.6점인 것으로 분석돼 IT업계 CEO들은 월드컵이 IT업계에 ‘어느 정도’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의 영향력 정도를 높게 평가하는 CEO는 가전업종(65.0점)과 유통업종(60.0점)에 종사하는 CEO들이었으며 낮게 평가하는 업종의 CEO는 소프트웨어·SI·게임·영상분야(38.4점)에 몸담고 있는 CEO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 정보통신·인터넷분야 CEO들은 56.3점, 반도체·부품분야 54.9점, 산업전자분야 53.6점, 컴퓨터분야 58.3점 등으로 비슷한 수준의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의 수혜를 입은 업종(중복응답)은 정보통신 서비스 부문이 22.9%로 가장 컸고 가전 7.8%, 무역업 3.9%, 자동차 3.3%, 정보통신 기기 3.3%, 유통 2.6%, 이동통신 2.6%, 전자산업2.0% 등의 순이었다. 이 밖에 IT업계 CEO들은 월드컵이 국가 이미지 홍보와 국내 브랜드의 외국 소개 등에서도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IT CEO들은 월드컵 이후 정부가 경제효과로 연결시키기 위해 잇따라 내놓은 ‘포스트월드컵 정책’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포스트월드컵 정책’이 ‘매우 올바른 방향’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21.5%나 됐으며 ‘어느 정도 올바른 방향’이라는 응답도 절반이 넘는 58.9%에 이르러 정부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전체의 80.4%나 됐다. 반면 부정적인 평가는 전체의 3.4%에 그쳐 정부의 포스트월드컵 정책에 대해 IT업계는 매우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주요 현안에 대한 견해

 IT업계 CEO들은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벤처 옥석 가리기’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 옥석 가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바람직하고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10.5%에 불과한 반면 ‘바람직하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79.1%로 나타나 취지에는 공감하나 실질적인 진행에는 부정적인 인식이 IT업계 CEO들 사이에 넓게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진행은 제대로 되고 있다’는 응답은 0%로 전혀 없었고 ‘바람직하지도 제대로 진행되지도 않는다’는 응답도 7.8%에 불과해 10명 중 9명이 진행방식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미있는 것은 90년대 이후 설립된 회사인 경우 ‘바람직하고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율이 16.1%, 80년대 설립 회사는 8.0%, 79년 이전 설립 회사는 6.4%인 것으로 집계돼 근소한 차이기는 하나 비교적 최근에 설립된 회사일수록 긍정적인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IT CEO들은 또 주 5일 근무제 시행과 관련해서는 도입 예정이라고 밝힌 비율이 전체의 66.6%로, 10개 업체 가운데 7개 업체는 조만간 주5일 근무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 5일 근무제의 시행에 찬성하며 도입할 예정’인 업체 비율은 45.1%로 과반수에 가깝게 나타났으며 ‘반대하지만 도입할 계획’인 경우도 21.5%로 조사됐다. ‘찬성하지만 도입 계획은 없다’가 18.3%, ‘반대하며 도입 계획도 없다’는 13.7%였다.

 5일 근무제에 대체적으로 호의적인 업종은 가전, 컴퓨터, 소프트웨어·SI·게임·영상이며 비호의적인 업종은 정보통신·인터넷, 반도체·부품, 산업전자 등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생산공장을 운영하지 않는 업체는 도입에 찬성하는 비율이 뚜렷하게 높았고, 공장을 운영하는 업체는 반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또 기업 규모별로는 종업원 401명 이상 기업의 경우 전체의 78.5%, 201∼400명 기업도 74.4%가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반면 50인 이하 기업은 60.0%가 도입계획을 갖고 있어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주5일 근무제 실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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