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추계 IDF 결산-나노기술로 `디지털 미래` 연다

 ‘무어의 법칙은 나노테크놀로지에 의해 확대발전한다.’

 인텔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팻 겔싱어 부사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각) “무어의 법칙을 기반으로 18∼24개월마다 트랜지스터의 집적도가 2배로 높아져 디스크리트·LSI·VLSI 등으로 반도체 기술이 급속히 발전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초미세 나노기술을 바탕으로 광·바이오·무선 분야 등으로 무어의 법칙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겔싱어 부사장은 이날 기조발제장에 전기킥보드를 타고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손목 컴퓨터, 재킷 서버를 입은 미래형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통합된 반도체 기술은 모든 전자기기들을 누구나 더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미래를 연다”면서 ‘2002 춘계 IDF’의 마지막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는 디지털 미래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컴퓨팅과 커뮤니케이션의 통합(Comm-puting)을 바탕으로 나노기술이 접목돼야 한다며 현재 인텔연구소에서 진행중인 주요 기술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인텔은 우선 모든 반도체가 무선주파수(RF) 기능을 가질 수 있도록 저전력 상보성금속산화막(CMOS) 공정으로 RF칩을 생산하는 ‘실리콘 라디오’ 기술을 개발중이다. 이의 전단계로 실리콘 게르마늄(SiGe) 공정을 내년부터 90㎚ 복합(하이브리드) CMOS 공정에 통합해 WCDMA RF칩과 40 급 네트워크 세데스칩을 내놓을 예정이다.

 인텔은 또 ‘반도체 광자학(Silicon Photonics)’을 기반으로 기존 디지털 반도체에 광반도체를 결합시키는 작업도 진행중이며 MEMS 공정을 활용해 ‘센서 네트워크’ 반도체를 개발, 온도·습도·기압 등의 환경을 자동 감지해 무선 네트워크로 전달하는 제품을 애틀랜틱대학과 현장 테스트중이다.

 현재 인텔연구소가 가장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은 복합 나노공정. 이를 위해 새로운 저·고유전 물질을 적용한 신개념의 트랜지스터 설계구조를 개발하고 원자층증착(ALD),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기술을 적용해 초미세화에 따른 난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기조발제에 함께 참석한 선린 초우 인텔 기술 및 공정 담당 수석부사장은 “나노기술에 대한 부단한 연구와 투자는 인텔이 만드는 반도체에 더 많은 기능을 부여하고 무어의 법칙을 계속 발전시키는 견인차”라면서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함께 테라헤르츠(㎔:1초에 1조회 작동하는 반도체) 트랜지스터와 탄소나노튜브, 실리콘 나노 와이어, 전도성 및 비전도성 구조 등의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초우 부사장은 EUV 리소그래피 기술을 적용, 새로운 트랜지스터 게이트 절연체와 구조를 도출할 수 있는 EUV 마스크를 선보였으며 전류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3중 게이트’ CMOS 트랜지스터 기술도 소개했다. 이 트랜지스터는 현재의 평면 디자인에서 벗어나 3차원적인 구조를 갖도록 설계돼 트랜지스터 게이트의 표면적을 넓힘으로써 성능을 높이고 더 빠른 속도의 프로세서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겔싱어와 초우 부사장은 9·11 테러와 경기 불황으로 위축돼 있는 IT엔지니어들에게 “통합된 반도체 기술로 융합된 디지털 미래를 앞당기는 노력에 동참하자”며 끝을 맺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