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통 사람들>김규상 HTH 사장

 

 “택배는 네트워크 싸움입니다. 배송 망의 거점지역에 터미널이나 물류센터를 두고 누가 더 빠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입니다. 이런 면에서 HTH는 올해가 실질적인 사업 원년입니다.”

 김규상 HTH 사장(53)은 “전국을 소화할 수 있는 거점 확보와 시설 투자가 거의 마무리됐다”며 “공격경영을 통해 내년 선두권에 반드시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HTH는 삼성물산이 지난 99년 설립한 택배와 물류 전문업체다. 출범 당시 삼성이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안팎으로부터 적지 않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내부 인프라 구축에 주력했습니다. 군포·청원·대구 등 3개 지역에 시간당 15만∼20만개의 물량을 취급할 수 있는 메인터미널을 구축했으며 전국 26개 지점, 260개 영업소를 설치했습니다.”

 김 사장은 “시설과 터미널 등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면서도 어느 택배업체 못지 않은 실적을 올렸다”며 “두꺼운 선발업체의 진입 장벽 때문에 기대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주변의 평가는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HTH는 지난해 215억원에 이어 올해 이보다 3배 정도 성장한 매출 6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 목표매출액은 1000억원에 달한다. 이달께는 월별 손익분기점도 넘어설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선발업체가 5, 6년이 걸려 이룩한 실적을 불과 2년 6개월 만에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HTH는 출범 때부터 차별화된 서비스에 주력했습니다. 고객 중심 보상지원제도, 실시간 응답서비스, 콜센터요원 상시근무체제 등을 통해 HTH는 다른 업체와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습니다.”

 김 사장은 이 덕택에 지난해 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자료에서 택배업체 가운데 가장 고객 불만이 적은 업체로 뽑혔다고 강조했다.

 택배업종은 TV홈쇼핑·인터넷 쇼핑몰·네트워크 마케팅 등 최근 급부상한 신유통채널의 대표적인 수혜주다. 하지만 지금은 유통산업에서 없어서는 안될 기간 인프라로 부상했다. 단순히 상품을 배달해주는 수준에서 유통서비스의 경쟁력을 위한 핵심요체로 새롭게 위상을 다져나가고 있다.

 “알다시피 신유통채널이 부상하면서 택배사업이 빛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초창기와 지금을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가 있습니다. 쇼핑몰 등 사업자가 인식하기에 택배는 부가서비스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신속한 배송서비스를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을 정도로 지위가 격상했습니다.”

 HTH는 수도권 중심에 2개 정도의 중형 터미널을 신축할 계획이다. 이미 부지 선정을 끝내 이르면 내년 하반기 정도에는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다.

 “HTH는 올해와 내년을 도약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년 안에 국내 선두권에 진입하고 2004년에는 해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국제물류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김 사장은 “국내 택배산업은 앞으로 3, 4년 동안은 고속성장할 것”이라며 “보관·관리·입출고·배송·사후관리·고객유치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3자 물류와 국제택배사업에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