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올림픽’으로 불리는 월드사이버게임즈(WCG2002)가 TV로 중계될 수 있을 것인가.
월드사이버게임즈 본 대회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최측인 ICM(대표 정흥섭)은 아직 중계방송사를 정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ICM은 올해 3월부터 온게임넷, 겜비씨, SBS 등 게임관련 주요 방송사와 중계방송에 관한 협상을 벌여왔으나 중계권료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공식 중계방송사를 확정짓지 못한 상태다.
ICM이 중계방송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3년간 독점 중계방송사를 선정하는 대신 내년 대회부터 중계방송사에 중계권료를 받겠다고 천명했기 때문. ICM은 지난 3월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온게임넷과 겜비씨를 상대로 경쟁입찰에 나섰다. 그러나 양 방송사는 프로그램 제작비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중계료까지 부담하는 것은 무리라며 크게 반발, 경쟁입찰 자체가 성립되지 못했다.
ICM은 이후 인터넷방송채널인 SBSi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면서 지상파 방송사인 SBS가 WCG 결승전을 중계방송할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지역예선전만 SBSi 측에서 중계하는 수준에서 끝났다.
사정이 이쯤되자 ICM 측은 새로운 대안 마련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급기야는 주요 방송사들이 모두 대회 중계를 꺼리자 위성채널 등 후발 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후발 게임방송사인 스카이겜TV(대표 전재희)가 ‘어부지리’로 선발업체를 제치고 중계방송사로 선정될 가능성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스카이겜TV는 지난 11일 ‘사옥이전과 하반기 사업에 관한 계획’을 발표하면서 WCG 중계를 위해 현재 ICM와 협의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ICM 측의 한 관계자는 “스카이겜TV와의 협상 내용은 사실이나 중계료와 제작비 등에 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협상 성사 가능성은 50%로 본다”고 밝혀 여전히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 관계자는 또 “해외 다른 전략적 파트너들도 콘텐츠 제공에 대한 일정비용을 내고 중계하는만큼 형평성 차원에서 결정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ICM도 경기내용을 녹화할 시스템은 갖추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중계방송사를 선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