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이 13일 아남반도체 인수잔금납부를 또 한 차례 유보함에 따라 인수협상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동부그룹은 “13일이 잔금납입 최종일이지만 이날 앰코테크놀러지사에 지급키로 약속한 570억원 가량의 아남반도체 인수잔금 납입을 한 차례 더 연기하기로 방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동부그룹의 잔금납부 유보는 지난달 28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며 보름간의 추가협상에서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인수협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동부그룹 측도 “추후 잔금지급 시기는 협상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지만 협상 상대가 최대 거래선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와의 기술협상이 결렬된 뒤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해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동부그룹은 아남반도체 인수를 위해 계열사인 동부화재와 동부생명이 아남반도체 유상증자에 참여해 1200만주(금액 600억원, 지분율 9.7%)를 확보했으며, 동부건설이 인수대금 1140억원(2000만주, 지분율 16.1%) 중 50% 가량을 지급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동부전자는 최근 아남반도체의 최대 거래선인 TI와 0.13㎛ 공정에 대한 기술이전 및 공급계약 협상에서 웨이퍼 공급가격과 기술료에 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협상에 실패하면서 인수포기 가능성이 대두돼왔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