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위성DAB(디지털 오디오 방송)와 ‘전기·통신 서비스 및 사업자 분류제도 개선방안’으로 갈등을 빚었던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가 방송소관 업무를 두고 재격돌 양상을 벌이고 있다.
정통부가 지난 10일 방송업계 및 학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위성DAB를 방송법에 추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 방향’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되자 방송위원회가 발칵 뒤집혔다.
방송법을 관장하고 있는 방송위는 정통부의 독자적인 방송법 개정 추진이 월권행위라며 강력히 반발을 하고 있으며 특히 정통부의 ‘방송법 개정 방향’이 특정 사업자가 관여하고 있는 위성DAB를 위한 것이라고까지 맹비난하고 나섰다.
◇정통부의 ‘방송법 개정 방향’의 주요 내용=정통부는 현재의 방송법이 주로 지상파TV로 구성돼 방송·통신 융합형 멀티미디어 서비스 수용이 어렵다는 사실을 전제로 방송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위성방송과 위성DAB의 구분 기준이 없어, 위성DAB를 추가해 크게 ‘TV방송’과 ‘오디오방송’ 두가지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위성DAB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최소 운용채널수(현재 40개 채널)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밖에 t커머스 도입과 활성화를 위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며, 대기업과 외국인의 지분 제한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공공채널 및 종교채널 등 의무채널 폐지를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정통부는 이같은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마련, 이달중 의겸수렴을 거친 후 다음달중 방송위원회에 통보한다고 향후 방송법 개정 추진 일정을 정하고 있다. 현재 정통부는 방송법내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부여 받고있으나 방송법 주관부처는 아니다.
◇정통부의 ‘방송법 개정’에 대한 방송위의 입장=방송위는 방송·통신 융합 환경을 위한 방송법 체제 개선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정통부가 자신의 입맛에 한정한 독자적인 방송법 개정을 논의하고 일방적으로 개정(안)을 방송위에 통보한다는 계획은 방송법을 관장하는 방송위의 존립근거까지 위협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방송위 측은 “정통부가 방송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거나 방송위와의 협의를 통해 방송법 개정을 추진하는 데 동참할 수는 있지만 독자적인 방송법 개정 논의와 일방적인 통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방송위는 디지털방송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안이 필요한 시점에서 정통부의 방송법 개정 방향이 주로 위성DAB 사업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방송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정통부의 위성DAB 정책이 특정 사업자에 대한 특혜라는 의혹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이 정통부가 위성DAB를 위해 독자적인 방송법 개정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