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유무선통합포털 네이트 사업을 총괄할 네이트닷컴의 독립법인 출범이 임박하면서 그간 서비스 기획, 콘텐츠 관리, 기술 지원 등 네이트 관련 사업에 깊숙이 개입해온 SK관계사 와이더덴닷컴의 향배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네이트닷컴은 물론 SK텔레콤도 자체 무선포털사업부를 지속적으로 강화, 현재 100여명에 가까운 직원을 거느리고 있어 와이더덴닷컴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와이더덴닷컴은 어떤 회사인가=지난 2000년 설립된 와이더덴닷컴은 TTL신화를 이끈 서진우 사장 등 구성원의 화려한 면면은 물론 최태원 회장이 대주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와이더덴닷컴은 설립 이후 무선인터넷 콘텐츠업체나 솔루션업체로부터 대주주의 후광을 업고 별다른 기술력없이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사업을 독점한다는 원성을 들어왔다.
와이더덴닷컴은 국내에서 검증받은 무선인터넷솔루션이나 콘텐츠를 해외로 수출하는 에이전시 역할을 하겠다고 설립 목적을 밝혔다. 실제로 올초에는 이스라엘 오렌지사와 무선인터넷플랫폼 수출 계약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에이전시 역할보다는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서비스에 직접 참여하거나 SK텔레콤과 콘텐츠업체 및 솔루션업체들을 매개해주는 게이트웨이 역할에 더 치중해왔다는 게 와이더덴닷컴에 대한 업계의 대체적인 평이다. 와이더덴닷컴은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사업에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왑 기술지원, VOD 등의 분야에서 CP관리나 운영 등을 담당하는 CP지원 협력업체(CA) 역할을 해왔다. 또 자회사인 엠애드넷을 통해 모바일광고 사업에도 진출했으며 모바일방송, 벨소리, 통화연결음, 게임 등의 각종 콘텐츠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왑게이트웨이 등 솔루션 사업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해외 수출 에이전시로 자리잡을까=업계에서는 네이트닷컴의 출범으로 와이더덴닷컴의 입지가 좁아져 새로운 정체성 확립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SK텔레콤 내부적으로 무선포털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는데다 유선포털과 유무선 연동서비스를 담당하게 될 네이트닷컴까지 본격 가동체제에 들어가는 만큼 와이더덴닷컴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와이더덴닷컴이 이미 몇몇 CA 역할에서는 손을 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와이더덴닷컴측은 “앞으로 해외사업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시기적으로 해외 사업에 대한 준비가 갖춰졌을 뿐 네이트닷컴 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벨소리 등 음악 관련 콘텐츠 이외의 분야에서는 순차적으로 발을 뺄 것”이라며 “앞으로 무선인터넷 수출 에이전시 역할과 솔루션 부문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무선인터넷 수출시 해외 사업자들이 관련 서비스 경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여러가지 사업에 관여했을 뿐 기술력도 없이 여기 저기 끼어든다는 식의 얘기는 오해”라며 “자체적으로 서비스 경험을 충분히 쌓았다는 판단하에 앞으로는 해외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내와 달리 해외 무선인터넷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와이더덴닷컴이 에이전시 역할만으로 사업을 꾸려갈 수 있을지 의문이란 반응이다. 또 현재 200여명이 넘는 방대한 조직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기존 사업을 상당 부분 정리하고 해외 사업에만 집중한다면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