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우리나라 경제는 올해보다 성장률이 떨어지고 물가는 오르면서 경상수지도 적자로 반전되는 등 여러 불안요인이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16일 LG경제연구원은 ‘2003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정보기술(IT) 부문의 미약한 회복세, 내수부문의 둔화, 미국의 이라크 공격으로 인한 유가불안 등을 근거로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5.6%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예상치인 6.0%에 비해 0.4%포인트 낮은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경제성장을 견인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는 소비성향의 하락, 주택건설 둔화로 내년에는 성장기여도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수입의 빠른 증가, 여행수지 등 서비스부문의 만성적자로 내년 경상수지는 지난 97년 이후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다만 설비투자의 경우 대내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기업실적 개선, 수출 확대에 힘입어 내년에는 10% 가량 늘어날 전망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물가는 원·달러 환율하락의 영향으로 수입물가가 다소 안정될 전망이지만 국제 유가·임금·공공요금의 물가상승 압력이 올해보다 높아져 3%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는 양호한 채권수급 상황으로 크게 오르지는 않겠지만 설비투자 증가가 가시화되고 통화정책기조가 긴축으로 전환된다면 내년에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또 수출경기와 기업투자 회복으로 신규채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내년 실업률은 3% 미만으로 예상돼 정규직 채용이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김기승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당분간 거시경제 정책은 경기중립적인 기조를 유지하되 원화가 다시 약세를 보이거나 대외여건이 호전된다면 내년에는 서서히 긴축기조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