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인텔 폴섬연구소의 한 엔지니어가 웨이퍼의 오동작을 검사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업체 인텔이 변하고 있다. PC용 마이크로프로세서에서 다진 기술력을 기반으로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무선통신기기 등의 정보기술(IT) 핵심 솔루션을 제공하는 ‘확장형PC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손에는 무어의 법칙으로, 또 다른 손에는 나노기술(NT)로 무장,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고 있는 인텔의 기술혁신 현장을 두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무어의 법칙은 NT로 확대 발전한다.’
세계 IT산업의 심장부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혁신적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일생일대의 목표인 장인 엔지니어들로 가득 차 있다. 실리콘밸리 발전의 견인차이자 세계적인 반도체업체 인텔의 엔지니어들 역시 창립자이자 대선배인 고든 무어를 뒤이어 밤낮없이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었다.
요즘 인텔의 엔지니어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NT의 상용화’. 18개월에서 24개월마다 반도체 트랜지스터의 수가 2배가 된다는 ‘무어의 법칙’은 90나노미터(㎚), 75㎚ 등 초미세회로공정이 도입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고 마이크로프로세서뿐만 아니라 통신칩이나 광반도체 등 기존 아날로그 영역까지 디지털로 통합되면서 영역을 파괴, 확산되고 있다.
9·11 테러 1주기를 기념하는 분위기가 한창이던 13일(현지시각) 기자가 찾아간 곳은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인텔 본사에서 2시간 정도 동북쪽에 위치한 인텔 기술혁신의 보고(寶庫) ‘폴섬연구소’였다.
이곳에서는 7000여명의 핵심 연구원들이 무선통신 및 컴퓨팅, 플래시메모리 등의 기술개발과 ‘펜티엄4’ ‘아이테니엄2’ 등 인텔의 핵심제품에 대한 최종 검사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날의 빅 뉴스는 세계 최초로 90㎚급 실리콘게르마늄(SiGe) 이종접합양극성트랜지스터(HBT) 공정과 복합신호 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CMOS) 공정을 통합해 고주파(RF) 통신반도체를 300㎜ 웨이퍼에서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300㎜ 웨이퍼에 90㎚ 공정을 적용해 제품 검증을 완료했다는 것도 대단한 뉴스였지만 전압이 높고 특성이 달라 갈륨비소(GaAs)·실리콘게르마늄(SiGe)과 같은 별도 소재와 공정을 적용해야만 했던 RF반도체를 저비용·대량생산이 가능한 CMOS 공정과 결합했다는 기술력에 기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90㎚ 모듈러 기술’이라고도 불리는 이 공정기술은 아날로그 반도체와 디지털 반도체의 통합을 이뤄 주요 기능을 하나의 칩에 집적시키는, 말 그대로 ‘시스템온칩(SoC)’을 구현하는 핵심기술이었다.
인텔은 이를 내년부터 양산에 적용하고 2005년께는 50㎚급으로 미세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릭 멘처 인텔 커뮤니케이션그룹 부사장(CTO)은 이날 직접 개발한 웨이퍼를 선보이면서 “‘무어의 법칙’에 따라 인텔은 ‘NT’를 통해 모든 IT시장의 핵심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섬(미국)=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