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이 금리인상 필요성에 공감하고 나선 가운데 정부의 저금리정책 기조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2개 시중·국책은행장들은 17일 오전 박승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유동성이 너무 많아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한은이 밝혔다.
은행장들은 이날 유동성 확대가 물가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금리인상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금리인상 시기와 폭에 대해서는 일부 은행장이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일부는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은행장들은 또 시중자금을 회수하는 데 있어서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은행권이 이날 회의를 갖고 금리인상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함께 한 것과 관련해 종전과는 달리 뚜렷한 반대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재경부는 금리인상은 전적으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에 달려 있는 것으로 정부가 통화정책에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부의 이 같은 입장은 그동안 금리인상은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부정적인 입장과는 달라진 것이어서 향후 금통위의 결정이 주목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