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특별회견

벤처 육성은 시대적 사명

김대중 대통령은 최근 일부에서 제기된 벤처거품론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이 지식정보시대에 가장 유망하고 적합한 기업형태로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21세기 차세대 성장산업인 6T(IT·BT·ST·NT·ET·CT)분야의 4강 도약을 위해서는 과학기술 융성발전이 국정 중심과제가 돼야 한다며 고급 기술인력 양성을 촉구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22일로 창간 20주년을 맞는 전자신문과 특별회견을 갖고 “벤처기업이 외환위기 극복, 고용창출, 수출증대에 큰 기여를 했다”고 집권 4년 6개월 동안의 벤처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통령은 “벤처기업은 새로운 사업에 도전정신과 창의력을 키우고 우수 인력을 중소기업에 유입시키는 등 공헌이 컸다”며 “올들어 벤처기업 수출이 25% 이상 증가하는 등 건실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1세기 지식기반경제시대에는 지식과 정보로 무장한 벤처기업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벤처기업이 지식정보시대에 가장 유망하고 적합한 기업형태이자 시대적 대세”라며 벤처기업 성장에 대한 일부의 회의론을 일축했다.

 김 대통령은 또 “정부는 앞으로도 중소·벤처기업을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며 오는 11월 1일부터 기업선별 기능을 강화한 벤처기업확인제도 시행을 통해 잘못된 기업은 과감히 퇴출시키되 건전기업은 한층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남북한 IT교류 협력에 대해서는 북한이 최신 IT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컴퓨터 보급을 늘리고 있다고 전제, IT인력 양성이나 컴퓨터 분야 등 초보적인 협력을 넘어 상호간 기술표준화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IT분야 남북협력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대표적인 분야인 만큼 구체적으로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우리 IT기업의 북한진출이 더 늘어나게 되면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건설 등과 함께 남북간 경제협력의 좋은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 대통령은 “세계 일류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자가 존경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국가는 고급 과학기술인력 양성과 활용에 정부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천방안으로는 이공계 대학교육의 내실화, 산업체 요구를 반영한 교육과정 운영, 산학연 인력교류 활성화 등을 꼽았다.

 김 대통령은 IT월드컵 후속대책에 대해서도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이동통신과 반도체는 물론 디지털TV·초고속인터넷 부문 등 2006년까지 매년 10개씩 일류상품을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를 통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3500억달러의 IT분야 수출과 1100억달러 무역흑자를 달성해 글로벌 IT코리아를 구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김 대통령은 IT관련 정부부처 개편 필요성에 대해 “우리나라의 경우 5년 후 IT산업이 전체 GDP의 17%를 차지하는 주력 성장산업이 될 것”이라며 특히 “정보화추진위원회의 지위를 격상시키거나 기능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다음 정부가 튼튼한 토대 위에서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e코리안 500만명 양성 정책책, 월드컵으로 높아진 국가 이미지와 한류 열풍 활용을 통한 문화콘텐츠 육성, 여성과학자 채용 목표제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본지 창간 20주년 기념 특별회견은 김 대통령의 일정상 16일 서면으로 이루어졌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