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미래의 인재상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을까. 대기업이나 벤처기업 모두 세 가지 공통점을 내세우고 있다. 첫째, 글로벌 환경에 적합해야한다. 글로벌시대가 도래한 만큼 국제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필수적이다. 국제적인 사업이 각광받는 현대사회에서 국제 비즈니스맨 또는 세계적인 연구인력으로 자리매김하려면 국가를 초월한 언어능력과 감각이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자기 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춰야 한다.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안목 또한 반드시 갖춰야 할 항목이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셋째, 성실함과 책임감은 기본이다. 개인이나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성실성이다.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랐다고 해도 자만심에 빠지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채워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기업이 보는 인재의 미래상>
◇KT(인력담당상무) 이름 엘리트상
KT는 정보통신분야의 월드클래스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밸류 네트워킹 컴퍼니’라는 기업 비전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높은 가치창출을 지향하는 회사의 사명이자 비전이다. 이 같은 비전 아래 KT를 이끌어갈 인재상은 ‘창조적 자유인’이라고 할 수 있다.
창조적 자유인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방식을 적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며 이런 가치를 고객과 사회에 연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이다. 물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능력을 보유하는 것이 기본적인 요건이 될 것이다.
KT에서는 이런 인재상에 부합하고 정보통신 강국인 대한민국의 IT산업과 KT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패기있고 우수한 능력을 가진 인재에게 항상 문을 열어놓고 있다. 특히 초고속인터넷·e비즈사업 등 핵심사업이나 미래 전략사업 분야에 창조적으로 도전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 역량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 KT의 비전과 인재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창조성이 KT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신입사원은 불굴의 도전정신과 청년으로서의 패기가 필수다.
‘무한 창조’를 지향하며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KT에서 창의력 있는 우수한 인재들이 희망찬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보다 많이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KT 또한 이렇게 창조성과 도전정신을 갖춘 뛰어난 인재를 찾아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세계를 구석구석 누비게 될 것이다.
◇SKT(인력담당상무) 인재상
내부 핵심역량의 가장 근간을 이루는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확보·육성하는 것이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다. 인적 자원 확보를 위한 기업의 기준은 패기 넘치고 미래지향적이며 글로벌시대에 적합한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창의력과 패기 넘치는 도전자=과거 아날로그시대에는 축적된 경험이 경쟁력의 원천이었지만 디지털시대에는 스피드와 독창성이 경쟁력의 원천이다. 때문에 유연한 사고로 변화를 추구하며 창의와 기술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미래를 예측, 대비하는 도전적인 정신을 필요로 한다.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자=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자’란 현재의 안정적이고 든든한 회사에 안주하려는 자세보다 회사와 자신의 가치창조를 위해 고객의 요구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고객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또한 인간미와 도덕성을 갖추고 타인과 협조하며 더불어 사는 기업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글로벌 비즈니스맨=글로벌 경영환경을 폭넓고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는 국제적인 안목과 역량을 갖춘 사람이 필수적이다. 국제무대에서 대화가 가능한 언어능력과 정보화 수준이 요구된다.
◇세계일류 전문가=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는 것은 이런 창의성과 사업역량을 발휘하는 데 있어 기본 전제다. 특정영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체득하지 않고는 그 분야의 문제를 발견할 수 없고,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없으면 새로운 해결책도 찾아낼 수 없다. 때문에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와 ‘프로 근성’을 갖고 완벽을 추구하는 자세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벤처기업들이 보는 미래의 인재>
1.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질수록 인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도 미래에 요구되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고, 기업들도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래의 파워엘리트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추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속성과 현대사회 발전의 특성을 염두에 둔다면 몇 가지 추론이 가능할 것이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자질은 자기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성실성일 것이다. 자만심에 빠지지 않고 자기의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채워가는 태도야말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큰 경쟁력을 제공해줄 것이다.
자기 분야에서의 전문지식과 안목 또한 필수적이다. 특히 미래에는 한 분야의 전문지식보다 두 분야 이상의 영역에서 전문가적인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이 보기 힘든 안목을 갖고 새로운 영역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요구될 것이다.
급속도로 글로벌화하는 환경에서는 단순한 외국어 능력을 넘는 글로벌 감각도 필요하다. 또한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팀워크 또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한 사람의 천재가 할 수 있는 일보다 여러 사람이 합심해 같이 일을 해야 하는 대규모의 일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이런 때 필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포함한 팀워크 및 리더십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요소를 두루 갖춘 인재라고 할지라도 도덕성이 결여됐다면 오히려 사회에 해악이 될 것이다. 능력 배양뿐만 아니라 철학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2. 이해진-NHN 공동대표
얼마 전 직원공채를 실시하면서 그동안 알고 있던 ‘엘리트’의 통념을 깨뜨리는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는 신선한 기회를 가졌다.
살펴보니 일부러 특이한 젊은이만 골라 모아놓은 것처럼 독특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게임·컴퓨터 등과 관련된 일은 물론 여행가이드에서 청바지 장사에 이르기까지 학교를 다니면서 본인이 하고 싶던 일들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젊은이들이었다. 얌전히 학교 공부에만 매달린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런 사람들과 비교할 수 없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또 이 젊은이들은 조직생활 적응력, 업무 추진력, 크리에이티브한 마인드 등 모든 부분이 기존 세대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그런데 무조건 ‘독특한 세대’라는 시선으로 이 젊은이들을 바라보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이 젊은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본인의 일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마인드 자체가 무척 국제화돼 있다는 점이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스스로 일을 찾고 발전시켜 나가며 그 일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질 줄도 안다. 또 처음부터 국내 정상이 아닌 세계 정상을 바라보며 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이들은 모두 성실하고 근면하며 자신에게는 무척 엄격하다는 것이다. 이 젊은이들은 상황에 따라서는 한 발 물러설 줄도 아는 끈기와 지혜를 가졌다. 이렇게 잠재력을 지닌 미래의 엘리트라 불릴 만한 준비된 젊은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무척 놀랍고 반가웠다.
머지않은 미래에 이 젊은이들은 후배들에게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줄 줄 알고, 본인이 이루고자 하는 결과를 자기 자신이 아닌 사회에 우선적으로 바칠 수 있는 ‘큰 마음’을 지닌 파워엘리트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인터뷰 : 한국CA 지일상 사장■
지난 4월 한국CA에서 발표된 신임 사장 선임은 많은 사람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30대 후반의 젊은 사장이라는 점은 물론이거니와 다국적기업의 사장들이 갖고 있는 이력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CA 지일상 사장(38)은 IT 세일즈 분야에서 성장한 여타 IT업계 수장들과는 달리 마케팅통이다. 제일기획에서 광고와 이벤트·프로모션 등 기업마케팅과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의 발전을 이끌어가는 추세를 지켜보며 더 늦기 전에 역동적인 소프트웨어업계에서 일하겠다는 생각으로 98년 12월 한국CA 마케팅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차장, 부장, 이사를 거쳐 입사 후 3년여 만인 지난 4월 사장으로 선임됐다.
지일상 사장은 시종일관 성실성과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CEO의 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영업 성과 마감기간에는 전력을 기울이고 열심히 직원들을 독려하는 추진력있는 사장이지만 평소에는 재치있는 농담과 순발력있는 아이디어로 직원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편안한 동료의 모습이다. 지 사장이 선호하는 직원상도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보다 ‘창의적이고 새로운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지일상 사장은 무관인 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영국에서 생활을 했고,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다시 미국에서 대학생활을 했다. 영국에서 배운 고급영어와 미국식 영어를 적절히 조화시켜 세련된 영어를 구사하며 본사와 지사간 복잡한 문제나 지사의 권한을 확대시키는 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어려서부터 배운 골프는 싱글 수준이어서 고객과 라운딩을 할 때는 수위 조절에 애를 먹기도 한다. 골프 외에도 농구·탁구·수영 등 운동이라면 지지 않는 만능 스포츠맨이고, 당구도 300을 치는 고수다. 사장이 되기 전에는 직원들과 내기 당구로 점심값도 많이 벌었다는 얘기가 있다.
지 사장은 일을 즐기는 편이다. 일상적인 일보다 새로운 도전과제를 만났을 때 힘을 내는 스타일이다. 안 풀리는 문제도 계속 끌어안고 고민하면 돌파구가 생긴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이 더이상 즐겁지 않고 고통스럽거나 일 때문에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많이 희생해야 한다면 당연히 가족을 선택하겠다고 말한다. 가족은 그에게 힘을 주는 원천이다. 부인과 1녀 1남.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