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IT 경기 침체로 기업이 저비용 고효율 시스템 도입을 적극 고려하면서 최근들어 기업 시장에서 공개 소프트웨어인 리눅스의 가능성이 재조명받고 있다. 리눅스는 지난 91년 첫번째 공식 버전인 0.02소스가 발표된 이래 현재 리눅스 커널 2.4까지 발표되면서 엔터프라이즈 레벨의 커널로 발전해왔다.
특히 리눅스는 전세계 서버시장에서 저렴한 가격과 안정성으로 30%에 이르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임베디드 리눅스도 소형 단말기, 신클라이언트를 비롯한 틈새시장에서부터 차츰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복잡한 시스템에서 적시에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해주는 실시간 운용체계(Real Time OS) 분야에서도 윈도에 비해 정확성이 보장되는 리눅스가 각광받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실시간 OS를 주축으로 한 각종 리눅스 시스템 개발의 국내 대표 연구센터를 자처하고 나선 곳이 건국대 소프트웨어연구센터(SWRC·센터장 김문회 http://linuxcenter.konkuk.ac.kr)다. 지난 95년 산업기술연구원 산하 중점연구센터로 정보통신연구센터를 개설하면서부터 태동한 SWRC는 99년 건국대 부설 특수연구소로 정식 설립됐다.
SWRC는 21세기 정보화 사회 국가 핵심산업인 소프트웨어 산업의 기술적 지원을 위한 첨단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을 확보한다는 큰 목표 아래 특히 ‘리눅스 기반 실시간 OS 및 통신기술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PDA나 이동통신 단말기 등 하드디스크 없이 메인 메모리만을 갖춘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내장형 실시간 OS와 통신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을 효율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산업체, 대학 등과 연계해 2007년까지 실시간 멀티미디어 시스템 개발자, 실시간 소프트웨어 개발도구 개발자, 실시간 OS 및 응용 개발자 등 10여개 분야의 전문인력 총 200여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현재 센터에는 건국대 컴퓨터공학부의 김문회 교수를 중심으로 한국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고려대, 중앙대 연구원 12명 외에도 총 89명이 연구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리눅스 △시스템소프트웨어 △응용소프트웨어 △인터넷 △가상교육 △GIS △홈네트워킹 등 7개 연구실에서는 3개 기술 분야 13개 세부과제로 연구작업이 추진중이다.
센터가 2000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한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실시간성 및 이동성 지원, 유무선 통신 및 저전력 지원 기능 등 현대 내장형 시스템들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기능들을 내장형 리눅스와 결합시킴으로써 그 응용 범위를 다양화하고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다.
구체적인 3개 연구 기술 분야는 네트워크 임베디드 컴퓨팅기술, 분산 실시간 컴퓨팅기술, 퍼베이시브 컴퓨팅기술 등이다.
우선 네트워크 임베디드 컴퓨팅 기술 분야에서는 세부 과제로 △디스크장치 없이 주 기억장치에서 운영되는 리눅스 OS △리눅스 기반 실시간 통신 프로토콜 △리눅스 기반 경량 홈네트워킹 미들웨어 개발 △리눅스 기반 시스템 보안기술 개발 등을 광범위하게 연구한다.
또 분산 실시간 컴퓨팅기술 분야는 △리눅스 기반 실시간 지원 미들웨어 △리눅스 및 스레드(Thread) 기반 실시간 스케줄러 △리눅스 기반 실시간 자원관리 △리눅스 기반 내장형 시스템 개발 환경 등을 포함한다.
특히 실시간성 미들웨어 개발부문에서는 실시간 객체모델인 TMO(Time-triggered Message triggered Object) 모델을 지원하며 일부 기능을 내장형 리눅스로 이식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미국에서 윈도 기반으로 TMO 모델이 개발됐으나 센터는 윈도와 리눅스를 모두 지원함으로써 선택의 범위가 넓어진 모델 개발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부문은 수행되는 응용 시스템의 적시성을 보장하는 미들웨어 개발과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라이브러리 개발 등이 수반된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분야에서도 △단일 서버를 위한 리눅스용 린다(Linda) 미들웨어 개발 △임베디드 리눅스 기반의 모바일 지리정보시스템(GIS) △리눅스 기반 PDA를 위한 3차원 인터페이스 개발도구 등 다양한 연구과제가 수행되고 있다.
임베디드 리눅스 모바일 GIS와 관련해서는 시제품 개발을 목표로 모바일 개발툴을 이용한 GIS모듈 개발, 모바일 GIS에 적합한 공간 데이터 압축기법 연구 등이 진행돼 관심을 끌고 있다.
센터는 과제별로 연구 착수 3차연도인 올해에는 그동안 추진해온 기본 설계 및 시스템 구축작업의 수정·보완작업을 거쳐 유무선, 클라이언트·서버 플랫폼으로의 통합을 완성할 예정이다.
내년 7월까지 운용체계 위에 미들웨어를 결합하는 1단계 연구작업이 완료되면 센터는 곧바로 2단계 연구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1단계에서 실시간 미들웨어, TMO, 리눅스, 내장형 시스템, 임베디드 리눅스, 퍼베이시브 컴퓨팅 등에 주력했다면 2단계에서는 운용체계를 안정화시키는 개발 환경 구축에 신경쓸 방침이다. 2단계에서는 센터 독자 개발은 물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연구기관과의 공동 개발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김문회 센터장은 “본 센터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인 3개 기술 분야의 세부과제를 통해 추출된 성과물을 이동 단말기, 네트워크 클라이언트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실현시킴으로써 차세대 컴퓨팅기술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OS에서부터 사용자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세부과제별 연계를 통해 이같은 목표 달성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미 SWRC는 리눅스 시스템에 대한 부단한 연구 결과 내장형 리눅스 OS인 KELIX(Konkuk Embedded Linux), 실시간 운영을 지원하는 미들웨어, 실시간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기능을 갖춘 멀티미디어 미들웨어 등 폭넓은 기술을 개발, 보유하고 있다.
리눅스 관련 기업과의 산학 협력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미지리서치, 씨네티아정보기술, 두올정보기술, 코어벨리, 알티베이스, 리얼타임리더스 등과 주로 내장형 리눅스OS 부문에서 기술협력 및 컨설팅 협력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밖에도 총 25개 업체가 센터의 연구에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SWRC는 원칙적으로 상용화와 무관하게 연구 결과를 공개하는 리눅스의 특성상 모든 연구의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며 응용소프트웨어인 모바일 GIS와 무선 인터넷 메신저는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또 연구 과제와는 별도로 리눅스 보급 및 일반 사용자들의 리눅스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00년 학부생 대상 무료 리눅스 단기강좌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초중고 교사 리눅스 무료 강좌를 열어 호응을 얻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