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한가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공연들도 풍성하게 마련돼 있다.
먼저 한국의 소리를 대표하는 여류 3창의 ‘경기민요 한마당’은 연세 지긋한 부모님과 손자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자리다.
이춘희, 김혜란, 이호연 등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한 여류 명창 3인이 9월 21, 22일 양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한 무대에 오른다. 다양한 창작민요를 아우르는 생활국악으로 대중 속에 다가서겠다는 이춘희의 소리별곡과 김혜란의 서울굿, 민요를 세계화시키고자 민요의 재즈화를 선언한 이호연의 경기민요, 이 세 가지 방식의 민요가 함께 오르는 이번 공연은 전통과 현대를 관통하는 천재 음악가 이용탁의 특별 무대가 더해져 무언가 새롭고 친근한 공연을 즐기고자 하는 관객에겐 더 없이 좋은 선물이 될 전망이다.
추석연휴를 맞아 일상에서 벗어나 모처럼 외출할 수 있는 기회, 아울러 이제까지 변방에 머물렀던 우리의 소리를 세계 중심의 소리로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7월 31일 막을 올린 뮤지컬 퍼포먼스 ‘델라구아다’도 추석맞이 특별 이벤트를 실시한다.
‘델라구아다’는 벽과 천장, 객석을 모두 무대로 활용하는 이색적인 공연으로 기존 형식에서 벗어난 파괴력과 현란함이 관객을 압도,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20일부터 22일 추석연휴에 가족과 함께 ‘델라구아다’를 관람하는 초등학생은 특별가 1만원으로 입장할 수 있다. 또 4인 가족이 함께 올 경우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추억의 사진을 찍어주고, 21일에는 공연이 끝난 후 다과파티를 통해 함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뮤지컬 ‘MBC와 함께 하는 품바 2002’도 정동A&C에서 29일까지 계속된다.
‘품바 2002’는 1981년 초연된 이후 21년을 맞은 김시라 작으로 3대 품바인 박동과와 14대 품바인 선욱현이 출연, 품바 원본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상황을 반영하며 품바의 맥을 잇고 있다.
박동과는 품바 배우 중 유일하게 1000회 공연횟수를 보유한 인물로 순발력 있는 연기가 관객의 혼을 빼놓는가 하면, 선욱현의 훈육(관객들의 동냥체험) 장면도 일품이다. 두 배우의 연기가 팽팽하게 대치되면서 한 템포도 쉬지 않고 전개되는 앙상블은 2002년형 품바의 즐거움을 한껏 더하고 있다.
연강홀에서 29일까지 계속되는 뮤지컬 ‘풋루스(Footloose)’도 한가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다.
‘풋루스’는 달콤한 노래와 현란한 춤은 물론이고, 세대간의 소통이라는 훈훈한 주제가 곁들여진 새로운 형식의 뮤지컬로 2000년 2월까지 미국 순회공연에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서울시립뮤지컬단장을 지낸 이종훈씨가 연출을 맡았으며 엄기영 MBC 교향악단장이 음악감독을, 안무는 브로드웨이의 사라 편 등 국내외 최고의 스태프가 맡아 재미와 감동을 더했다.
뮤지컬 ‘풋루스’는 90년대 이전 브로드웨이 히트작이 갖는 정통 이미지와 2000년대 신세대 감성이 어우러져 재탄생한 공연으로 관객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잔잔한 감동과 여운에 젖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