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상인들 수해지역 봉사활동 나서

 

 용산의 컴퓨터 부품상가 상인들이 매출 부진으로 인한 극심한 어려움 속에서도 태풍 루사로 폐허가 된 영동지방 농어민을 돕기 위해 나서 따뜻한 온정을 느끼게 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들은 용산 나진상가에서 활동하는 나진컴퓨터상우회(회장 전기징). 이들은 지난 14, 15일 이틀간 회원 30여명을 모아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대치리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펼쳤다.

 상우회측은 처음에는 수재민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으로 시작했으나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다 보니 돈보다는 피해지역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전달하자는 뜻에서 직접 봉사활동까지 기획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이들은 봉사활동에 앞서 대치리 주민들과 연락을 취해 피해현장에서 필요한 물품 목록을 작성, 쌀 50포대, 김치 200㎏, 통조림, 전기장판 등을 직접 구입해 현지에 전달했다.

 또 상인들은 농촌 출신들이 회원들을 선발해 현지에서 직접 경운기를 운전하며 자갈로 뒤덮인 하천 복구작업이나 집수리 작업 등에 나서기도 했다.

 나진컴퓨터상우회의 서덕우 부회장은 “매년 수해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컴퓨터 수리활동을 펼치기는 했으나 이번에는 피해규모가 워낙 크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수해복구 봉사활동에 나서게 됐다”며 “짧은 기간 동안 봉사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생각했으나 상우회 회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도움을 줘 봉사활동이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우회가 서울 가양동 이마트에서 수재민을 돕기 위한 물품들을 구입하자 이마트측은 5톤 트럭을 이용해 물건들을 무료로 강원도 양양까지 배달해줬으며 양양 현지에서는 낙산유스호스텔측이 봉사자들에게 무료로 잠자리와 편의시설 등을 제공하는 등 소리없이 도움을 주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상우회측은 전했다.

 나진컴퓨터상우회의 미담이 전해지자 이를 뒤따르려는 용산 상우회들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나진전자월드연합상우회(회장 강평구)는 최근 수재민 돕기 성금 1700여만원을 모집한 데 이어 오는 26, 27일에는 강원도 고성군으로 직접 복구 봉사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