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단위의 초정밀 가공이 가능한 나노급 수치제어장치(CNC)가 민관 공동개발 프로젝트로 추진된다.
18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산자부는 지난 99년 완료된 한국형수치제어장치(KSNC) 개발사업의 후속개념으로 각종 공작기계류의 가공오차를 50㎚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수치제어장치(CNC) 개발계획을 다음달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나노급 정밀도를 지닌 CNC는 정보통신부품과 광부품 등을 다루는 최고급 공작기계용도로 세계적으로 제품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국내서는 관련기술이 미비해 매년 수백억원대 설비를 해외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산자부는 고급공작기계의 핵심장치인 나노급 수치제어장치를 5년 안에 국산화하는 중기거점과제로 선정하고 다음달 중순께 2∼3개 민간업체를 선정, 공동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는 터보테크·LG오티스·위아가 산자부의 나노급 CNC 개발사업에 참여할 유력한 부품협력업체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KSNC사업을 주도했던 터보테크는 장흥순 사장의 주도로 IT기반 나노급 제어환경을 지원하는 수치제어장치 개발의사를 산자부측에 밝힌 상태다. 또 LG오티스는 나노급 구동이 가능한 서버모터와 드라이버를 담당하고 위아는 초정밀 스핀들을 개발하는 형태로 대체적인 윤곽이 잡히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나노급 CNC 개발 예산은 앞으로 5년 동안 약 14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며 이 중 정부가 100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민간업체들이 분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노급 CNC 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오는 2005년께 100㎚급의 CNC가 개발되고 2007년까지 50㎚의 정밀도를 갖는 국산 공작기계가 등장, 제조업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와 함께 국내 제조업계의 가공기술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재 대당 10억원이 넘는 가격에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초정밀 광부품가공기, 플라즈마용접기 등 고급공작기계의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오는 2007년께 수입대체효과가 17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터보테크의 김찬봉 박사는 “전통산업에 활용되던 공작기계류가 마침내 나노단위로 진입하면 현재 5년 정도 벌어진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향후 2∼3년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19개 민관단체가 총 324억원을 투입했던 KSNC 개발사업은 현재 주요 공작기계업체의 밀링·선반제품에 국산 CNC가 적용돼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들어간 상황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