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예산구조 취약하다

 정부 출연연구기관에 지원하는 출연금이 해마다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구비 조달시스템도 외부수탁과제에 치중돼 있는 등 매우 취약한 예산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정부 출연연에 대한 정무위 국감에서 최재승 의원(민주당)은 기초·공공·산업연구회 산하 19개 출연연의 지난해 정부출연금 비율이 43.6%였으나 올해는 33.1%로 오히려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올해 연구회의 출연금 비율이 산업기술연구회 17.4%, 공공기술연구회 34.2%, 기초기술연구회 46.2%로 인문사회연구회 56.3%, 경제사회연구회 55.8%에 비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문제점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또 2000년 이후 올해까지 수행한 개발과제 1만3589건(3조9208억4400만원) 가운데 정부수탁과제와 민간수탁과제가 각각 7722건(2조6144억1600만원), 3512건(3815억4100만원) 등 전체의 76.4%나 되는 등 자체 연구수행과제가 턱없이 낮은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현상은 출연연에 대한 재정지원이 기본연구비(출연금)와 국가정책연구비(국책연구비)로 이원화돼 있어 정부의 출연금 지원이 상대적으로 줄고 있는 것이며 이로 인해 외부수탁과제에 치중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최 의원은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연구원간 연봉 격차가 심해 기관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으며 연구원 인력 유출 및 외국산 연구장비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며 개선 방안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날 최 의원은 연구기관간 연구원의 연봉이 책임급을 기준으로 ETRI가 최고 8500만원인 데 반해 한의학연구원은 최고 5600만원으로 30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며 연구기관간 연봉 격차로 인한 위화감을 우려했다.

 고급인력 유출과 관련해서는 지난 99년 연구회 체제 도입 이후 과학기술계 출연연 전체 연구인력의 55.6%에 달하는 2738명이 이직했으며 이 가운데 ETRI가 776명으로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민간기업의 비협조나 연구책임자의 퇴직 등으로 인한 연구중단 사례를 꼽으며 개선방안을 마련해나갈 것을 지적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