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타임워너 케이스 회장 거취 관심

 ‘위기의 남자’

 세계 최대의 미디어 업체 AOL타임워너 스티브 케이스 회장(44)의 거취가 관심을 끌고 있다. 19일(현지시각)로 예정된 AOL타임워너 이사회에서 케이스 회장의 진퇴가 핵심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고위 임직원들 일부와 주주들은 온라인 사업부문인 AOL의 영업부진과 주가하락에 대해 책임을 지고 케이스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케이스 회장이 AOL타임워너 주식매각을 통해 1억달러 정도를 챙겼다고 주장하며 도덕성을 문제삼고 있다.

 케이스 회장 ‘낙마설’이 흘러나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합병이후 AOL타임워너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케이스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업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로버트 피트먼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사임했고 회사를 떠난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왜 케이스만 남아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케이스의 퇴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0년 AOL과 타임워너 합병 당시 그를 물러나게 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멤버 4분의 3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자리는 지킬 수 있다 하더라도 케이스 회장의 향후 행보는 그리 가볍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출신배경인 AOL의 영향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고 측근들 역시 잇달아 좌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케이스 회장이 사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사임시기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법무부 및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회계부정 조사가 끝난 이후에나 사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만약 케이스 회장이 지금 당장 회사를 떠나면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비아냥거린다.

 이와 달리 케이스 회장의 사임이 AOL타임워너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독일 미디어그룹 베르텔스만의 전임 CEO 토머스 미델호프는 “케이스 회장의 사퇴는 AOL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아이디어를 날려버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