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월드베스트 전략-전자 사장단 회의 내용

 ‘준비하지 않는 기업에는 기회가 와도 소용없다.’

 삼성의 18일 전자부문 사장단 회의는 지난 4월 회의에서 논의됐던 미래 주력사업 육성전략을 점검하고 디지털 신제품 비교전시회(7월)를 통해 본 최신 기술개발 동향을 바탕으로 이건희 회장의 ‘준비경영’에 관한 일본구상을 계열사별로 중장기 사업전략으로 구체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건희 회장은 이날 참석한 사장단에 “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경영자들이 미래에 대해 부단히 관심을 갖고 준비해 나가야 한다”며 “사별로 수립된 중장기 전략을 연차적으로 차질없이 수행해줄 것”을 거듭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사장단은 전자업계가 IT 과잉투자로 인한 경기침체와 선진국 시장의 성숙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긴 하지만 세계시장은 올해 1조6000억달러에서 오는 2010년 2조6000억달러로 안정적 성장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부문별로는 반도체가 10.7%로 가장 큰 폭의 신장세를 유지하고 정보통신도 8.1%로 평균이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디지털미디어는 평균수준인 6.3%를 유지하는 반면, 전자부품은 4.5%, 생활가전은 2.3%로 산업평균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같은 시장전망을 바탕으로 이번 사장단회의에서는 제품군별 일류화를 위한 ‘월드베스트 추진전략’이 집중 논의됐다.

 사장단 회의에서 논의된 월드베스트 전략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메모리와 TFT LCD 등 현재 세계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부문은 2등과의 격차를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메모리 사업은 독보적인 1등의 위상을 강화시켜 나가되 매출가운데 플래시 비중을 16%에서 오는 2005년에는 34%, 2010년에는 40%까지 확대하여 사업구조를 안정화하기로 했다.

 또 국내외 후발업체의 추격을 받고 있는 TFT LCD 사업은 대형 시장점유율을 20% 이상 유지해 일등을 고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휴대폰용 중소형·LCD TV 등 비PC용 LCD 제품의 비중을 현재 8%에서 오는 2005년에는 40%로 늘려 수익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둘째, 휴대폰·시스템 LSI 부문은 핵심역량을 강화해 1등으로 도약하거나 일류화를 조기에 달성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가운데 세계시장 점유율이 10% 수준인 휴대폰 사업은 카메라·컬러·스테레오 음향 사양 등을 바탕으로 고급 브랜드로서 제품 선도력을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오는 2005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14%까지 끌어 올리기로 했다. 또 에어컨 사업은 핵심 기술력 확보를 위해 선진업체와의 기술제휴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시스템 에어컨 사업을 대폭 강화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셋째,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의 부품사업은 사업구조를 첨단화해 고수익 창출 기반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월드베스트를 지켜나가거나 그 수준에 도달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삼성SDI의 경우 브라운관 중심의 사업구조로부터 과감하게 탈피해 2차 전지와 PDP·초대형 컬러관·유기EL 등 신형 디스플레이를 성장 엔진으로 하는 첨단 디지털 기술사업으로 변신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도 다품종 소규모 시장이라는 전기업의 특성을 감안해 사업구조를 ‘1등 육성제품, 수종사업, 유지사업’ 등 3개 축으로 운영하여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적인 경영자원의 배분을 실시, 1등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