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I업계, 베네수엘라 정보화 프로젝트 불씨 살리기

 ‘베네수엘라 정보화 프로젝트는 끝나지 않았다.’

 SI업계가 희미해져 가던 ‘베네수엘라 정보화 프로젝트’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SI업체들은 남미 경제 불안 등으로 사업 추진과 수주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수개월 동안 베네수엘라 정보화 프로젝트에 상당한 공을 들여온 만큼 내부적으로 결코 놓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표면상으로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정보기술이다. 지난해 ‘품에 안았던’ 베네수엘라 전자주민카드(national ID)사업을 코앞에서 놓치는 불운을 겪었던 현대정보기술(대표 김선배)은 지난주 이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김선배 사장이 베네수엘라를 방문,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사업 재추진 등을 협의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달 한국대사관을 통해 정보통신부 측에 다시 계약을 협의하자는 연락을 전해왔었다.

 현대정보기술은 이에 앞서 지난해 어드벤스(대표 김형식)와 ‘현대컨소시엄’을 구성, 2400만명의 베네수엘라 국민과 이민자, 임시직 노동자 등에게 전자주민카드를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 약 2억3000만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스페인·프랑스·독일 등의 유수업체들과 경쟁을 벌인 끝에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었다. 그러나 본계약 체결 직전 수주경쟁에서 탈락한 스페인 인드라사의 방해로 주무장관이 계약취소 발언을 함으로써 본계약 체결에 난항을 겪어왔다. 현대정보기술은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벌여왔다.

 현대정보기술 관계자는 “아직까지 (본계약 체결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당분간 좀 더 현지의 분위기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에 베네수엘라 정부측이 먼저 나서 협상이 다시 재개됨에 따라 본계약의 체결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SKC&C(대표 윤석경)도 베네수엘라 프로젝트 투자에 대한 결실을 맺기 위해 안간 힘을 쏟고 있다.

 SKC&C는 지난 2월 현지 은행 보안전문업체인 알라르알라르마스와 380만달러 규모의 보안감시용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공급계약을 맺고 중남미시장 진추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었다.

 SKC&C는 이 사업을 계기로 200만달러 규모의 공공부문 정보화 프로젝트 추가 수주를 추진하다가 현지의 불안정한 정치·경제 상황과 맞물려 본계약 체결이 늦춰지면서 속을 태우고 있다.

 SKC&C 측은 “사업추진에 필요한 파이낸싱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강한 집착을 내비쳤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