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열풍이 한창이던 시절, 매일 아침 신문에서 우리는 신화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아이디어 하나로…’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자가며…’ ‘맨주먹으로 억대기업을 이룬…’ 등 젊고 열정으로 가득 찬 벤처CEO들이 소개될 때마다 야릇한 기대감에 마음이 뿌듯했었다.
A벤처기업의 CEO도 그렇게 우리 앞에 등장했다. 대학 졸업 전에 이미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벤처기업을 설립해 학생사장이 되었으며 그가 개발한 솔루션에 재미교포 투자가가 깊은 관심을 보여 곧 실리콘밸리로 진출하게 될 것이라는 등 뜬구름 같은 기사의 주인공이었다. 그의 논리적인 언변과 적극적인 자세는 매체로부터 호감을 얻었고 그와 그의 기업에 대한 이야기는 수시로 언론에서 다뤄졌다. 투자를 유치함에도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종종 자신의 사업적인 계획들이 확대 보도되기도 했지만 그는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추진했던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기면서부터 문제가 터져 나왔다. 비난과 불신, 의혹은 널리 퍼져나갔고 긍정적인 이미지에서 비롯된 관심과 애정만큼 부정적인 이미지의 반향도 컸다. 보다 심각한 일은 CEO 스스로가 깊은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는 사실이었다.
PR는 적절해야 한다. ‘더도 덜도 말고’라는 말처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CEO에게 있어 PR는 자기 기업의 정확한 아이덴티티를 알리고 신뢰를 쌓아 수익으로 이끌어내는 최일선의 작업이다. 창업초기엔 기업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이 대표 이미지가 된다. 벤처기업인 경우엔 거의 CEO가 대표이미지이며 간혹 혁신적인 아이디어 제품이 기업의 대표이미지로 등장하기도 한다. 기업의 연혁이 쌓여갈수록 대표이미지에 하위 이미지들이 보완돼 기업이미지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며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쌓아간다.
욕심을 버려야 한다. 더 많은 지면에 나고 더 다양한 매체에서 다루어지길 원하기보다는 시기적절하게, 정확하게 알리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과잉은 진실을 왜곡하기 쉽다. 기업PR는 마라톤이다. 자신의 체력과 컨디션을 유지해가며 적정한 스피드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